'위대한 소설'이라는 명성은 때로 경계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는 그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그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 중에도 그를 조금이라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첫 문단의 지독한 평범함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영웅의 서사가 아닌, 한 개인의 생애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이야기 속에서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발견하곤 한다. 이 소설은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원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보통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고독한 순례의 시작 1910년, 흙냄새가 더 익숙했던 청년 윌리엄 스토너에게 인생의 방향키를 트는 순간은 지루한 영문학 강의실에서 찾아왔다. 아버지를 도와 더 나은 농부가 되겠다며 대학에 온 그에게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낯설기만 했을 것이다.
까칠하기로 소문난 슬론 교수는 시를 읊더니 뚱한 표정의 스토너를 콕 집어 물었다. "스토너 군, 300년 전 셰익스피어의 목소리가 들리나?"
그 질문이 스위치였을까. 그의 세상이 갑자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