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밤 최은영 16년 만이었다. 지난 여름, B를 다시 만났다.
한국에 왔는데 시간이 되면 만날 수 있냐는 페이스북 메시지를 받고 너무 기뻤다. 그날, 나는 반차를 냈고, 평소 안하던 화장도 하고, 설렌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나갔다.
마치 우리를 위한 것처럼 내가 예약한 식당은 손님이 하나도 없었고, 나는 B를 기다리면서 첫사랑을 다시 만나는 사람처럼 설레고 떨렸다. 우리는 거리가 내려다 보이는 통유리 창 옆 테이블에 앉아 대낮부터 와인을 마시며 밀린 수다를 했다.
망나니 여고생이었던 우리가 마흔이 다 된 나이에 다시 만났는데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고 켜켜이 쌓여 있던 오랜 이야기들을 밀어내다보니 해가 금새 뚝 떨어졌다. B는 곧 다시 페루로 떠난다고 했다.
이제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그래도 이제 자주 연락이라도 하자 약속하며 헤어지는데 발길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만날 수 있을까. 우리는 앞으로 살면서 몇 번이나 이렇게 이마를 마주대고 깔깔거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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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졍
원문 링크 : 별것 아닌 그 마음이 때로는 사람을 살게 한다: 밝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