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모르면 가만히 좀 있어! 되는 일 참도 없다고 생각되던 시절, 걱정 서린 엄마의 얼굴에 대고 난데없는 짜증을 뱉었습니다.
집으로 막 들어서던 길이었어요. 취업과 연애 모두 연패 스코어를 쌓아가던, 당시의 여느 일상처럼 어두운 낯빛을 하고 말이죠.
사실 그 날은 집으로 들어서기 전에 몇 가지 사건을 더 겪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진상 손님을 만나 전에 없던 치욕감을 맛봤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얼큰히 취한 아저씨의 과녁이 됐습니다.
소심한 저는 그 장면에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현관문을 열고 익숙한 향기와 온도를 풍기는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얼굴이 안 좋다며 걱정하는 엄마를 본 순간, 입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몇 번의 퉁명스러운 대답을 끝으로 원망이 튀어나왔습니다. # 화풀이 방어기제 '전치' 우리는 다른 어딘가에서 겪은 설움이나 분노를 가까운 누군가에게, 나를 이해해주는 혹은 만만한 이에게, 걱정스러운 얼굴로 안부를 묻는 엄마가 답답해서, 어색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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