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권력의 독점 현상을 수의계약 형태의 거래와 지역 점유 전략으로 설명하는 최근 건설사들의 행보는 상위 3사의 영역 다툼을 정교한 분점 계약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낸다. 압구정과 성수동처럼 상징적 지역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전략적 거리두기”가 반복되며, 현대건설이 압구정 2구역 시공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불참이 길을 터주고, 성수 1지구에서 현대건설이 손을 뗀 틈에 GS건설의 수의계약 가능성이 강해지는 현상이 대표적 사례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조합원 이익을 지키려는 비용 절감으로 읽히지만, 실상은 경쟁 원리를 약화시키는 신사협정에 가깝다.
올해 수주 목표액을 12조 원으로 제시한 현대건설을 중심으로 GS건설(8조 원), 삼성물산(7조 7,000억 원)이 취하는 이른바 지역 점유형 전략은 브랜드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고도의 계산이다. 핵심 랜드마크 사업지를 수의계약 형태로 먼저 차지해 불필요한 출혈을 막고, 해당 지역 내에서의 브랜드 지배력을 독점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이로써 톱티어 건설사들에게 80조 원의 시장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영토를 존중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원을 확보하는 관리의 장으로 변질된다.
그 여파로 1.5군의 혈투가 심화된다.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중상위권은 상위 3사가 이미 ‘성역화’한 초핵심지를 제외한 지역에서 생존 전선을 다진다. 성수 4지구에서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대결 가능성은 이들이 처한 구조적 한계를 여실히 보여 준다. 상징성과 브랜드 파급력이 큰 지역에 진입 기회가 갈수록 축소되자, 소수의 사업지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하는 구조적 절벽에 직면한다.
수주전의 긴장은 단순한 사업 확보를 넘어 브랜드 계급도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한 생존의 총력전으로 번진다. 때로는 수익성을 포기하며라도 강남권 입성과 랜드마크 확보라는 타이틀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홍보비와 금융비용의 급증은 재무 부담으로 직결된다. 대형사일수록 핵심지에 집중하고 나머지 지역에서 후퇴를 선택하지만, 중상위권 건설사들은 브랜드 위상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전장에 떠밀리고 있다. 이로 인해 수주 시장의 허리가 끊기고 양극화가 심화되며, 장기적으로 주거 공급의 불균형과 브랜드 간 자산 가치 격차를 낳는 사회적 비용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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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80조 정비사업은 그들만의 리그? 대형 건설사 나눠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