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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2조 쏟아붓는 용인 반도체, 코드는 어디에 꽂으실 겁니까?

 622조 쏟아붓는 용인 반도체, 코드는 어디에 꽂으실 겁니까?

용인시 처인구의 땅값은 2023년 이후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다.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카드는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고, 규제가 곧 국가 공인 투자처라는 해석으로 번졌다. 하지만 이런 열기로 인프라의 실상은 등한시된 채 부동산 가치의 기대 심리만이 시장을 압도하는 형국이다. 땅의 생산력을 좌우하는 전력 인프라의 현실은 냉철하게 점검되지 못했고, 산업의 혈관으로 작용할 전력 공급의 확보가 크게 미흡하다는 지적이 남는다.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여건은 엄중하다. 자산 가치 상승에 매몰된 시장의 낙관론 아래 실제 공장이 세워져도 기계를 돌릴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도사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용인에 조성하려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단지는 단순한 공장 증설을 넘어 국가적 명운을 건 사업이지만, 그 이면에는 10~15GW라는 거대한 전력 수요가 버티고 있다. 수도권의 전체 전력 부하가 약 40GW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두 곳의 산업단지가 수도권 전력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은 산술적으로도 위태롭다.

첨단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EUV 노광 장비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전력 하마다. 1나노급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전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지만, 현재 수도권 자체 생산능력은 27GW 수준이고 이미 13GW를 타 지역에서 끌어다 쓰는 전력 적자 상태다. 이 상황에 두 곳의 대규모 수요를 더했다면 기존 전력망의 골격을 바꾸지 않는 한 불가능한 도전으로 남는다.

반도체 패권 경쟁이 기술의 속도전이라면, 용인 클러스터의 진정한 승부처는 미세 공정이 아닌 거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물리적 에너지 동맥의 확보다. 송전탑 하나도 세우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대한 수요가 확정된다면 그다음 과제는 공급의 통로를 확보하는 일이 된다. 다만 전력 수급의 지형은 수도권과 공급처인 동해안·남해안이 극단적으로 분리된 지정학적 비대칭을 띠고 있다. 정부의 345kV 주요 국가기간 전력망 건설계획은 이 혈맥을 잇기 위한 자구책이지만 사회적 비용이 큰 벽으로 작용한다.

과거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 보듯 전력망 확충은 단순한 토목 공사가 아니다. 보상 체계의 미비와 건강권 우려, 수도권을 위한 지방 희생 문제를 두고 지역 간 형평성 논란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송전선로 하나를 놓는 데 수십 년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하면 2030년대 중반 완공 목표는 낙관적 산술에 불과하다. 수도권 내부 전력망의 포화 상황은 추가 전력을 담아낼 그릇 자체를 축소시키고 있으며, 용인 산단은 거대한 전력의 바다 위에 떠 있으면서도 실제로는 이를 마실 수 없는 인프라의 고립무원에 직면할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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