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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견한 나

 대견한 나

평생을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면서 살았다. 나이가 들면서는 좀 무뎌지기도 했지만, 남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삶이었달까.

최대한 남들과 비슷하면서도 아주 약간만 특출난 걸 목표로 삼았다. 2022.8.1 그런데, 다 길지도 않은 머리에 모자도 쓰지 않고 나가보니 남들과 다른 것도 별거 아니네. 수술도 끝나고 표적항암만 남아있어 모자까지 안 쓰면 해방감 같은 걸 맛볼 수 있을까 했는데.

발끝에서부터 끌어모은 용기가 무색하게 아무도 신경을 안 쓴다. 내친김에 이번에는 난이도를 조금 높여 동네 단골 세탁소 가기.

짧은 머리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아저씨께(표정을 못 숨기시는 편), 아파서 머리가 빠졌다가 다시 나기 시작해서 아저씨랑 머리 스타일이 비슷해졌다고 헤헤거려본다(세탁소 아저씨는 약간 대머리다). 올해 1월에 항암을 시작한 후 머리카락 없이 거의 반 년을 지냈지만, 거울 속 대머리를 '나'라고 인정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유방암을 부정하고 싶었던 만큼 그 병에 걸린 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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