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아서 달린다, 그거면 충분하다 메달이나 거창한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 차가운 새벽 공기를 뚫고 나가는 건 대단한 목표 때문이 아니라, 달릴 때 느껴지는 그 말끔한 기분 때문이다.
복잡한 생각들은 발바닥이 지면에 닿을 때마다 하나씩 떨어져 나간다. 다 비우고 나면 비로소 들리는 내 숨소리, 그게 바로 러닝의 진짜 맛이다.
이유 없는 발걸음이 만드는 단단한 일상 왜 뛰냐고 물으면 딱히 할 말이 없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달릴 때 내 몸과 마음은 가장 선명해진다.
인생도 매번 정답을 찾으려 애쓸 필요 없다. 그냥 묵묵히 나아가는 과정에서 나만의 리듬이 생기고, 그 리듬이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이유를 모르면 좀 어떤가, 지금 내가 달리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벽에 걸린 배번호, 내가 버틴 시간의 훈장 벽에 붙은 배번호들은 자랑거리가 아니라 내가 나 자신과 싸워 이긴 흔적들이다. 5km든 마라톤이든 상관없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던 그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