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 적, 삶의 근저에 대한 성찰로 이끌어 준 분들은 대부분 국어 선생님들이셨다. 긴 고민 끝에 교사가 되기로 결정했고, 국어 교사를 거쳐 국문학 교수가 되었다.
교수로 첫발을 내디딘 80년대 전반 ㄱ 대학의 원로 교수 한 분은 늘 ‘국문과는 1등 학과야!’라는 코멘트를 반복하셨고, 그 말씀이 법조문에 나오기라도 한 듯 나도 학생들도 덩달아 자부심을 가졌었다. 10여 년 전, 어느 지역 고교 2학년 학생에게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진로 자문을 위해 찾아뵈어도 되느냐 물었다. ‘진로 지도’ 과제 해결의 목적도 겸한 듯했다.
약속한 일시에 여섯 학생이 연구실로 찾아왔다. 국문과에 진학하고 싶은 이유를 묻자 판에 박은 듯 ‘읽기와 쓰기를 좋아해서’라고 답했다.
점심을 함께하며 ‘읽고 쓰기 좋아하는 것’이 국문과 공부의 필요조건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 국문과 출신들이 교사나 어문 관련 직종에만 진출하는 건 아니라는 점, 미래에 대한 스스로의 치밀한 설계를 바탕으로 전공에 ...
원문 링크 : [일사일언] 국문과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