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를 '다크 유니버스'라는 이름 하에 리메이크한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은 꽤나 독특한 포지션에 있는 영화다. 사실상 원작과는 별 관계가 없는, 어쩌면 루마니아인들이 가장 바랐을 유형의 판타지 영화였다.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이 실제 역사와 상당히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루마니아'라는 나라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루마니아인들은 오랜 세월 자신들을 로마의 후예라고 자처하며 살아왔다.
실제로 루마니아의 정체성이 로마 지배기에서 비롯된 게 맞으므로 그들의 주장이 꼭 틀린 건 아니지만, 단순히 혈통적 의미로 따진다면 조금 달라진다. 루마니아에 하나의 정체성을 지닌 정치 집단이 탄생한 건 기원전 1세기 다키아 왕국이다.
처음 생겨난 왕국치고는 굉장히 조직화되어 강력한 군대를 지니고 있었고, 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체코 일대까지 장악하며 로마 제국을 위협했다. 중간에 종족끼리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기간도 있었지만, 데케발루스 시절에 재차 통합되어 로마 제국과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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