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_ 윤동주
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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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윤동주 잃어 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
단순하게 사세요 웨인 다이어 당신들은 삶을 복잡하게 만들려고 해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화려하고 현학적인 문구들을 써놓고 그것을 ´지성´이라 부르죠. 하지만 정말 뛰어난 작가와 예술가, 교육자들은..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오광수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고운 글은 고운 마음씨에서 나옵니다 고운 마음으로 글을 쓰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고운 마음이 그대로 옮겨가서 읽는 사람도 고운 마음이되고..
좋은 말이 사람을 키웁니다 이해인 어떤 상황에서 누가 강한 불만을 토로하면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을 우린 잘 모르잖아요˝ 라고 조심스레 대꾸해 보고, 늘 자신을 비하하며 한탄하는 이들에겐 ˝걱..
공존의 이유 조병화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
12월의 시 이해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 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
가끔은 작고 아름다운 것이 이기철 냇물이 흙에 스미며 스스로 제 몸을 조금씩 줄이는 일 가끔은 저렇게 작고 아름다운 것이 내 가슴을 칠 때가 있네 시인이 시를 쓰려고 만년필 뚜껑을 여는 일 저녁이 되어 세..
12월의 노래 이해인 하얀 배추 속같이 깨끗한 내음의 12월에 우리는 월동 준비를 해요 단 한마디의 진실을 말하기 위하여 헛말을 많이 했던 빈말을 많이 했던 우리의 지난날을 잊어버려요 때로는 마늘이 되고..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 법정스님 물에는 고정된 모습이 없다. 둥근 그릇에 담기면 둥근 모습을 하고 모난 그릇에 담기면 모난 모습을 한다. 뿐만 아니라 뜨거운 곳에서는 증기로 되고 차가운 것에서는 얼음이..
생각도 예방주사를 맞았으면 좋겠다 이중삼 아이들 집에 가고 없는 운동장 시계 바늘 같은 오후 그림자 삽살개 한 마리가 끌며 간다 나와 다른 나와의 대화 생각이 서술하기 시작하자 살아 온 날처럼 살아 갈..
빈 마음 법정 스님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웠더니 심지를 줄여도 자꾸만 불꽃이 올라와 펄럭거린다. 가득 찬 것은 덜 찬 것만 못하다는 교훈을 눈앞에서 배우고 있다. 빈 마음, 그것을 무심(無心)이라고 한다...
내 가슴에 채우고 싶은 사람 심성보 꽃이 피는 날에는 사랑하고 싶다 가녀린 너의 손을 잡고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사랑 하나 되고 싶다 하늘의 노래를 들으며 자연의 마음을 들으며 당신이란 사람 하나 내 가슴..
책은 어두워지지 않는다. 강영환 유리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책꽂이의 책들을 바래게 한다 햇살 아래 바래지 않는 책은 없다 열려진 책이거나 전혀 열려지지 않는 책이거나 햇살은 상관하지 않고 그것들을 조금..
신발 끈을 묶으며 이수화 먼길을 떠나려 할 땐 끈이 있는 신발을 신어야겠습니다. 시간이 좀 더 걸리고 삐걱이는 허리를 굽혀야 하는 불편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졸라맨 발목에서 숨이 콱콱 막히고 굵은 땀방울이..
마타리꽃 이성선 갸름한 목 하늘로 빼올리고 수줍어 웃는 마타리꽃 곁에서 너를 바라보고 서 있으면 멀리 떠나간 그리운 사람 앞에 돌아와 서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너와 함께 들길을 걸어가면 하늘의 물소리가..
나무책상 이해인 숲의 향기 가득히 밴 나무책상을 하나 갖고 싶다 편히 엎디어 공상도 하고 나무냄새 나는 종이를 꺼내 그림도 그리고 편지도 쓰고 시의 꽃을 피우면서 선뜻 나를 내려놓아도 좋을 부담 없는 친..
사람 신혜경 한문수업 시간 정년퇴임 앞둔 선생님께 제일 먼저 배운 한자는 옥편의 첫 글자 한 일(一)도 아니고 천자문의 하늘 천(天)도, 그 나이에 제일 큰 관심사였던 사랑 애(愛)는 더더욱 아니고 지게와 지게..
마음을 다스리는 기도 이채 위를 보고 아래를 보지 못하면 불만이 싹틀 것이요 아래를 보고 위를 보지 못하면 오만에 빠질 것이요 밖을 보고 안을 다스리지 못하면 고요를 찾기 어렵고 앞을 보고 뒤를 되새기지..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
향기 박창기 꽃들은 저마다 향기를 지녔으나 제 스스로 퍼뜨리지 못한다 바람이 없었어봐라 어떻게 벌 나비가 모였겠는가 자연의 이치는 이리도 묘하게 세상을 유쾌하게 하지 않는가 그는 향기를 지니지 않았다..
가을 유안진 이제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라 꽃내음보다도 마른 풀이 향기롭고 함께 걷던 길도 홀로 걷고 싶어라 침묵으로 말하며 눈 감은 채 고즈너기 그려보고 싶어라 어둠이 땅 속까지 적시기를 기다려 비로소..
이 다음에 너는 최옥 엄마가 너의 등을 두드려 주듯 흔들리는 모든 것들의 마음을 토닥토닥 두드려 주어라 널 안고 있으면 내 마음 빈틈없이 차오르듯 눈빛 하나, 말 한마디로 이 세상 가득 채우고 지금 널 바라..
시월의 편지 목필균 깊은 밤 별빛에 안테나를 대어놓고 편지를 씁니다 지금, 바람결에 날아드는 가을 풀벌레 소리가 들리느냐고 온종일 마음을 떠나지 못하는 까닭 모를 서글픔이 서성거리던 하루가 너무 길었다..
나의 기도 정채봉 아직도 태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바다를 내게 허락하소서 짙푸른 순수가 얼굴인 바다의 단순성을 본받게 하시고 파도의 노래밖에는 들어 있는 것이 없는 바다의 가슴을 닮게 하소서 홍수가..
말의 빛 이해인 쓰면 쓸수록 정드는 오래된 말 닦을수록 빛을 내며 자라는 고운 우리 말 ´사랑합니다´라는 말은 억지부리지 않아도 하늘에 절로 피는 노을 빛 나를 내어주려고 내가 타오르는 빛 ´고맙습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세 잎 클로버 정연복 어린 시절에 토끼풀 우거진 들판에서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으려고 애쓰던 추억이 있다 지천에 널린 세 잎 클로버 사이로 번쩍 눈에 띄는 네 잎 클로버는 눈부시게 황홀했지. 며칠 전,..
버리며 살기 나명욱 마음의 욕심을 버리고 무엇을 이루겠다는 이상을 버리고 어느 정상까지 오르고야 말겠다는 그 최고의 환상을 버리고 무한한 넓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고 하나로 통합하여 바라보면 내가 바..
가을 한 조각 임영준 한 뼘의 달빛과 한 모금의 바람으로 고향집 귀뚜라미 알차게 여물어 맛깔난 시를 읊어주었지 다시 그 가을 한 조각 떼어다 붙이면 설움이 그리움이 될 것도 같은데 이젠 어디서 찾아야 하..
겸손의 향기 이해인 매일 우리가 하는 말은 역겨운 냄새가 아닌 향기로운 말로 향기로운 여운을 남기게 하소서. 우리의 모든 말들이 이웃의 가슴에 꽂히는 기쁨의 꽃이 되고, 평화의 노래가 되어 세상이 조금씩..
희망의 바깥은 없다 도종환 희망의 바깥은 없다. 새로운 것은 언제나 낡은 것들 속에서 싹튼다. 얼고 시들어서 흙빛이 된 겨울 이파리 속에서 씀바귀 새 잎이 자란다. 희망도 그렇게 쓰디쓴 향으로 제 속에서 자..
숲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
깊은 물 도종환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들만 만나도 소란스러운데..
기억 속의 그대 이경식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생을 느끼는 기쁨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기억해 준다는 것은 삶을 이루는 행복입니다 곁에 없는 삶이라 할지라도 흐르는 생은 그대의 마음 함께 이기에 계..
10월 오세영 무언가 잃어간다는 것은 하나씩 성숙해 간다는 것이다 지금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때, 돌아보면 문득 나 홀로 남아 있다 그리움에 목마르던 봄날 저녁 분분히 지던 꽃잎은 얼마나 슬펐던가 욕..
가을바람의 향기 박명순 노란빛 가을바람이 은은한 국화향기를 머금고 그대에게서 불어 옵니다 바람은 그대에게서 시작되나 봅니다 그대를 그리는 마음에 노란 국화 한다발 소복이 놓이며 노란 바람이 불어 옵..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마음의 등대 하나 세우며 도종환 유리하다고 교만하지 말고 불리하다고 비굴하지 말라 무엇을 들었다고 쉽게 행동하지 말고 그것이 사실인지 깊이 생각하여 이치가 명확할 때 과감히 행동하라 눈처럼 냉정하고,..
가을서한 나태주 1 당신도 쉽사리 건져주지 못할 슬픔이라면 해질녘 바닷가에 나와 서 있겠습니다. 금방 등돌리며 이별하는 햇볕들을 만나기 위하여. 그 햇볕들과 두번째의 이별을 갖기 위하여. 2 눈 한 번 감..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로운 하루를 위해 이해인 좋은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나고 좋은 책을 읽은 사람에게는 그 향기가 스며들어 옆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세상에 사는 동안 우리 모두 이 향기에 취하는 특권을 누려야 하리라..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
좋은 사람 노여심 좋은 사람은 가슴에 담아 놓기만 해도 좋다. 차를 타고 그가 사는 마을로 찾아가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아도 나의 가슴엔 늘 우리들의 이야기가 살아있고 그는 그의 마을에서 나는 나의 마을에..
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 돌을 던지는 사람, 고기를 낚는 사람, 노래를 부르는 사람.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 별은 고요히 물 위에 내리고..
9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 날개는 지쳐도 하늘을 보면 다시 날고 싶습니다 생각을 품으면 깨달음을 얻고 마음을 다지면 용기가 생기겠지요 단 한 번 주어지는 인생이라는 길 시작이 반이라고는 하지만 끝까지 걷..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천상병 강하게 때론 약하게 함부로 부는 바람인 줄 알아도 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길을 바람은 용케 찾아간다. 바람길은 사통팔달이다. 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 바..
가을의 기도 이해인 가을이여 어서 오세요 가을 가을 하고 부르는 동안 나는 금방 흰 구름을 닮은 가을의 시인이 되어 기도의 말을 마음속에 적어봅니다 가을엔 나의 손길이 보이지 않는 바람을 잡아 그리움의..
단순하게 사세요 웨인 다이어 당신들은 삶을 복잡하게 만들려고 해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화려하고 현학적인 문구들을 써놓고 그것을 ´지성´이라 부르죠. 하지만 정말 뛰어난 작가와 예술가, 교육자들은..
그리움은 게 한마리의 걸음마처럼 황동규 끝간데 없는 갯벌 위를 걷습니다 모든 것이 고요하기만 합니다 문득 손톱만한 게 한 마리 휙 내 앞을 지나갑니다 어쩐지 그 게 한 마리의 걸음마가 바닷물을 기다리는..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진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9월 이외수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
구름 천상병 저건 하늘의 빈털터리 꽃 뭇 사람의 눈길 이끌고 세월처럼 유유하다. 갈 데만 가는 영원한 나그네 이 나그네는 바람 함께 정처 없이 목적 없이 천천히 보면 볼수록 허허한 모습 통틀어 무게 없어 보..
삶은 언제나 낯설다 신현봉 하나의 생각 한마디의 말은 살아 있다 파동치며 성장을 계속한다 세상에 우연이라는 빈틈은 없고 우주의 중심에서는 홀로 서 있는 그 모든 것들이 서로 깊은 관계에 있다 하루 24시간..
나무처럼 살기 이경숙 욕심부리지 않기 화내지 않기 혼자 가슴으로 울기 풀들에게 새들에게 칭찬해 주기 안아 주기 성난 바람에게 가만가만 속삭이고 이야기 들어주기 구름에게 기차에게 손 흔들기 하늘 자주..
초보자에게 주는 조언 엘렌 코트 시작하라. 다시 또다시 시작하라. 모든 것을 한 입씩 물어뜯어 보라. 또 가끔 도보 여행을 떠나라. 자신에게 휘파람 부는 법을 가르치라. 거짓말도 배우고, 나이를 먹을수록 사..
평행선 김남조 우리는 서로 만나본 적도 없지만 헤어져 본 적도 없습니다. 무슨 인연으로 태어 났기에 어쩔 수 없는 거리를 두고 가야만 합니까 가까와지면 가까와질까 두려워하고 멀어지면 멀어질까 두려워하..
깊은 물 도종환 물이 깊어야 큰 배가 뜬다 얕은 물에는 술잔 하나 뜨지 못한다 이 저녁 그대 가슴엔 종이배 하나라도 뜨는가 돌아오는 길에도 시간의 물살에 쫓기는 그대는 얕은 물은 잔들만 만나도 소란스러운..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한 사람이 되어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
주저하지 말 것 이정하 애써 외면하지 말 것. 그가 내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그 사실을 인정한다면 마음의 문을 열 것. 내 사랑이 그에게 막힘없이, 또 자유롭게 흘러 넘치도록. 그 사랑이 마치 서녘 하..
아, 이 열쇠들 문창갑 사람을 정리하다 보니 짝 안 맞는 열쇠와 자물쇠들 수두룩하다 감출 것도, 지킬 것도 없으면서 이 많은 열쇠와 자물쇠들 언제 이렇게 긁어모았는지 아, 이 열쇠들 아. 이 자물쇠들 알겠다,..
초록빛 휘파람 이동식 그리운 사람 그리운 날엔 초록빛 휘파람을 불자 하늘 한 모서리 지상 한 귀퉁이 해가 뜨고 지는 자리에서 원치 않는 슬픔과 고통이 우리의 삶을 그늘지게 하여도 그리운 사람이 그리운 날엔..
소금 같은 이야기 몇 줌 윤수천 이왕이면 소금 같은 이야기 몇 줌 가슴에 묻어 두게나 당장에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이겠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도 다 추억이 된다네 우리네 삶이란 참으로 이상한 것이 즐거웠던 일..
아직과 이미 사이 박노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8월의 소망 오광수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가 반가운 8월엔 소나기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만나면 그렇게 반가운 얼굴이 되고 만나면 시원한 대화에 흠뻑 젖어버리는 우리의 모습이면 얼마나 좋으랴? 푸름이 하늘..
분홍 지우개 안도현 분홍지우개로 그대에게 쓴 편지를 지웁니다. 설레이다 써버린 사랑한다는 말을 조금씩 지워 나갑니다. 그래도 지운 자리에 다시 살아나는 보고 싶은 생각 분홍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다시 피는 꽃 도종환 가장 아름다운 걸 버릴 줄 알아 꽃은 다시 핀다 제 몸 가장 빛나는 꽃을 저를 키워준 들판에 거름으로 돌려보낼 줄 알아 꽃은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 가장 소중한 걸 미련없이 버릴 줄 알아..
습관이 꿈을 앞지른다 김나영 내 꿈의 품사는 동사(動詞) 꿈이 비포장도로를 걷는다. 오늘에 살면서 늘 오늘에서 도망치려하는 습성을 지닌다. 젖은 외투 같은 외로움을 입고 가는 길에 옹기종기 이름 모를 들..
길 홍세희 나는 알고 있다 꼬부라진 길모퉁이 지나면 아름다운 또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그 길 지나면 또 다른 내리막길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 길 지나면 힘든 오르막도 있지만 그 옆 옥수수 밭에..
삶에 관한 물음 임보 어떤 이는 세상을 등지고 깊은 산골에 들어가 산새들의 울음소리나 듣고 산나물이나 씹으며 조용히 살라고 한다 어떤 이는 호숫가 풍치 좋은 곳을 찾아 정자를 세우고 낚싯대나 드리우고..
지금 이 순간 법정스님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나는 지금 이렇게 살고 있다´고 순간순간 자각하라. 한눈 팔지 말고, 딴 생각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스스로 살펴라. 이와 같이 하는 내 말에..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김정한 눈물겹도록 미친 사랑을 하다가 아프도록 외롭게 울다가 죽도록 배고프게 살다가 어느 날 문득 삶의 짐 다아 내려놓고 한 줌의 가루로 남을 내 육신 그래, 산다는 것..
선물 신달자 피아노 소리일까 바이올린 소리일까 가깝게 맑은 악기소리 울린다 너의 선물을 생각하는 나는 감미로운 악기인가 봐 거리로 나갔다. 시장 백화점 선물을 고르기 위해 다리가 휘청거리도록 종일 기웃..
불완전 김현승 더욱 분명히 듣기 위하여 우리는 눈을 감아야 하고, 더욱 또렷이 보기 위하여 우리는 우리의 숨을 죽인다. 밤을 위하여 낮은 저 바다에서 설탕과 같이 밀물에 녹고, 아침을 맞기 위하여 밤은 그..
빨래를 하십시오 이해인 우울한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맑은 날이 소리내며 튕겨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밝아진답니다 애인이 그리운 날은 빨래를 하십시오 물 속에 흔들리는 그의 얼굴이 자꾸만 웃을 거예요..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 유안진 내일 몫은 기쁨 내일 몫은 환희 내일 몫은 찬란함 내일 몫은 영광 내일 몫은 눈부신 황홀이니 나는 견디리 견디어 이기리 오늘 비록 비가 내려도 내일은 해가 뜨리 저 하늘의 무지..
좋은 것을 품고 살면 정아이 사람은 누구나 자기 중심에 소중한 무엇인가를 품고 살아갑니다. 어떤이는 슬픈 기억을 품고 살아갑니다. 어떤이는 서러운 기억을 품고 살아가고 어떤이는 아픈 상처를 안고 평생을..
아 침 황금찬 아침을 기다리며 산다. 지금은 밤이래서가 아니고 아침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침을 맞으면 또 그 다음의 아침을 기다리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수없이 많은 아침을 이미 맞았고 또 맞으리 하나..
마음이 근본 법구경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 된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말이나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모든 일은..
숲 반기룡 숲 속에 들어가 본 사람은 안다 나무와 나무가 서로 기대어 온갖 조건과 환경을 잘 견디고 있는 것을 햇살이 비칠 때면 지그시 감았던 두 눈 뜨며 자연과 합일되고 강풍이 몰아치면 원가지 곁가지 잔..
들꽃 구광렬 주인 없어 좋아라 바람을 만나면 바람의 꽃이 되고 비를 만나면 비의 꽃이 되어라 이름 없어 좋아라 송이송이 피지 않고 무더기로 피어나 넓은 들녘에 지천으로 꽂히니 우리들 이름은 마냥 들꽃이..
아침 이해인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 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 아침을 엽니다. 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 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 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 새마음입니다 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여름비 박인걸 나뭇잎 위로 빗방울 뛰어가는 소리에 그대 걸어오시던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 해 여름 아직 비는 그치지 않고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로 당신이 걸어오고 있었죠 묵직한 발걸음으로 작은 여운..
인싸들이 본다는 넷플릭스. 누가 아직도 공중파TV, 케이블TV, IPTV로 본방 사수를 하나... 자기가 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을 핸드폰과 TV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넷플릭스. 전 세계에서 인기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아직과 이미 사이 박노해 ´아직´에 절망할 때 ´이미´를 보아 문제 속에 들어 있는 답안처럼 겨울 속에 들어찬 햇봄처럼 현실 속에 이미 와 있는 미래를 아직 오지 않은 좋은 세상에 절망할 때 우리 속에 이미..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법구경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고통은 그를..
장작불 백무산 우리는 장작불 같은 거야 먼저 불이 붙은 토막은 불씨가 되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늦게 붙는 놈은 마른 놈 곁에 젖은 놈은 나중에 던져져 활활 타는 장작불 같은 거야 몸을 맞대어야..
좋은 언어 신동엽 외치지 마세요 바람만 재티처럼 날려가 버려요. 조용히 될수록 당신의 자리를 아래로 낮추세요. 그리구 기다려 보세요. 모여들 와도 하거든 바닥에서부터 가슴으로 머리로 속속들이 구비돌아..
여름 일기 이해인 여름엔 햇볕에 춤추는 하얀 빨래처럼 깨끗한 기쁨을 맛보고 싶다 영혼의 속까지 태울 듯한 태양 아래 나를 빨아 널고 싶다 여름엔 햇볕에 잘 익은 포도송이처럼 향기로운 매일을 가꾸며 향기로..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한비야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맥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 년 걸리는 거대한..
길 잃은 날의 지혜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 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단순하게 사세요 웨인 다이어 당신들은 삶을 복잡하게 만들려고 해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화려하고 현학적인 문구들을 써놓고 그것을 ´지성´이라 부르죠. 하지만 정말 뛰어난 작가와 예술가, 교육자들은..
낯선 것들은 언제나 신비롭다 정유찬 눈 뜨고 마주하는 일상이 불현듯 낡은 계단처럼 삐걱거리고 서툰 피아노 소리처럼 박자가 맞지 않으면 낮은 언덕이라도 올라 거리를 두고 실눈으로 바라봐야겠다 초점을 맞추..
세 잎 크로바의 깊은 뜻 문학과 사람들 너무 괴로워 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세잎 크로바이면 어떻습니까? 만약 당신이 네잎 크로바였다면 이미 사람들이 당신의 허리를 잘라 갔을 것을 당신에게 아무도 시선을..
마음의 길 김재진 마음에도 길이 있어 아득하게 멀거나 좁을 대로 좁아져 숨가쁜 모양이다. 그 길 끊어진 자리에 절벽 있어 가다가 뛰어내리고 싶을 때 있는 모양이다. 마음에도 문이 있어 열리거나 닫히거나..
웃음은 인생의 약이다 알랭 아름다운 옷보다는 웃는 얼굴이 훨씬 인상적이다.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웃음으로 넘겨라. 찡그린 얼굴을 펴기만 하는 것으로도 마음도 따라서 펴지는 법이다. 웃음은 가장 좋은..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소금별 류시화 소금별에 사는 사람들은 눈물을 흘릴 수 없네 눈물을 흘리면 소금별이 녹아 버리기 때문 소금별 사람들은 눈물을 감추려고 자꾸만 눈을 깜박이네 소금별이 더 많이 반짝이는 건 그 때문이지 * 2019..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