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쓸 만한 인간, 박정민
새해가 되면 괜히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고, 작년의 나를 조용히 반성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2026년의 첫 독서로 대단해지라고 등을 떠미는 책보다 그냥 지금의 나를 인정해주는 책을 고르고 싶었다. 그렇게 다시 꺼내 든 책이 쓸 만한 인간, 그리고 박정민의 산문이다. 『쓸 만한 인간』은 성공담도, 교훈도, 인생 조언도 아니다. 대신 이 책에는 잘난 척하지 않는 고백과 조금은 찌질하고 솔직한 마음들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읽다 보면 “나만 이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이 먼저 찾아온다. 새해마다 우리는 완벽해지겠다는 계획을 세우지만, 이 책은 조용히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의 너도, 쓸 만하다. 배우 박정민의 글은 멋을 부리지 않는다. 문장을 잘 쓰려고 애쓰는 대신, 생각을 숨기지 않으려는 태도가 느껴진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읽고 나서 오래 남기보다, 읽는 도중 자주 멈추게 만든다. ‘아, 나도 이런 생각 해봤는데.’ ‘이 마음, 설명하기 어려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