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 주기율표의 끝에서 새로 쓰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19세기 말 멘델레예프가 남겨둔 비어 있는 공간은 자연이 허락한 원소의 수가 한정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남아 있었고, 우라늄 이하의 자리는 여전히 빈칸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다 20세기 중반 두 미국 과학자가 미지의 영역을 직접 찾아 나섰다. 에드윈 맥밀런과 글렌 시보그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원소를 인공적으로 합성해 원자번호 93번 넵투늄과 94번 플루토늄의 탄생을 이끌었고, 이로써 인류는 자연의 주기율표를 넘어서는 경계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1951년 노벨화학상은 이 혁명을 기념해 수여되었다. 이 이야기는 원자핵의 비밀과 방사능의 위험, 전쟁과 과학의 관계를 넘나들며 인간 지성의 탐구가 만들어낸 드라마다.
맥밀런은 1907년 태어나 버클리에서 사이클로트론으로 우라늄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을 진행했고, 우라늄-238이 중성자를 흡수해 우라늄-239를 만들면 베타 붕괴로 원자번호 93의 넵투늄이 생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태양계 행성의 이름을 따와 넵투늄이라 명명했다. 전쟁의 발발로 연구를 중단해야 했지만, 싱크로트론 발전에 기여하며 핵물리학의 토대를 다졌다. 시보그는 1941년 넵투늄의 추가 베타붕괴로 원자번호 94의 플루토늄이 생김을 확인하고 이를 분리·동정하는 데 성공했다. 플루토늄의 핵분열 가능성이 밝혀지며 맨해튼 프로젝트의 핵심 재료가 되었고, 시보그는 맨해튼 프로젝트의 화학적 분리 기술을 이끌었다. 이후 아메리슘에서 노벨륨까지 10여 개 초우라늄 원소의 발견에 기여했고, 시보그의 이름을 딴 시보귬이 원소번호 106으로 명명되었다.
초우라늄 원소의 개념은 악티늄족의 재편으로 이어졌다. 악티늄족은 란타넘족처럼 한 줄로 묶여야 한다는 직관을 제시했고, 주기율표 하단에 새 계열이 생겼다. 전쟁의 그림자 속에서도 플루토늄의 발견은 핵무기 개발로 이어졌고, 시보그는 핵군축과 핵의 평화적 활용에 대한 논의를 이끌었다. 의학과 에너지, 우주 탐사와 암 치료에 이르기까지 초우라늄 원소는 평화적 활용으로 전환되었다. 아메슘은 연기 감지기에 사용되고, 퀴륨은 화성 탐사 로버의 분석에 기여했으며, 플루토늄-238은 RTG의 열원으로 작동했다. 1994년 시보귬의 명명은 살아 있는 인물의 이름이 원소로 남은 드문 사례로 기록되었다. 맥밀런과 시보그의 공은 거대한 과학의 진화였고, 오늘날의 주기율표는 이들의 국제적 협력과 윤리 의식 속에서 확장되었다. 초우라늄 원소의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며, 안정성의 islands를 찾아가는 탐구는 인간 지성이 자연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맥밀런과 시보그는 이 경계를 처음으로 열어젖혔고, 그 문은 아직도 활짝 열려 있다. 이들의 유산은 과학의 원칙과 윤리의 가치를 함께 증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