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노벨 물리학상은 두 사람에게 나누어 수여되었다. 두 업적은 독립적이었으나 20세기 물리학의 기둥으로 남았고, 핵심은 보른의 파동함수 해석과 보테의 일치 방법에 있다.
막스 보른은 양자역학의 확률 해석을 체계화한 인물이다. 하이젠베르크의 행렬 역학과 슈뢰딩거의 파동역학을 수학적으로 정비하고 연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파동함수의 절댓값 제곱이 입자를 특정 위치에서 발견될 확률 밀도임을 제시하면서 양자역학의 확률론적 성격을 명확히 했다. |ψ|²의 보른 규칙은 실험과 이론의 일치를 뒀고, 이 해석은 전자가 어느 슬릿을 통과했는지 관찰하지 않으면 간섭이 나타나는 현상과도 잘 맞았다. 아인슈타인의 반론과의 오랜 논쟁 속에서도 해석은 실험과 완벽히 합치했다. 독일에서의 망명과 영국에서의 연구를 거쳐, 노벨상은 30년 뒤에야 주어졌다.
발터 보테는 일치 방법의 발명가이다. 두 개의 가이거 계수기가 동시에 신호를 낼 때만 기록하도록 하는 간단한 아이디어로 배경 노이즈를 억제하고 원하는 신호를 포착하는 기술을 확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콤프턴 효과의 정밀 검증, 베릴륨 방사선 현상의 해석과 중성자 발견의 단초를 제공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독일의 핵 프로그램에도 관여했으나 흑연의 불순물로 인한 실험적 오류가 이후 핵 연구에 영향을 주었다. 일치 방법은 현대 입자물리학의 트리거 시스템과 뇌과학의 신호 선택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끼쳤다.
1954년 노벨상은 보른과 보테의 공로를 각각의 분야에서 인정했다. 보른의 규칙은 양자역학의 실용적 예측과 기술적 응용의 기초가 되었고, 보테의 방법은 실험물리학의 데이터 처리와 현대 과학의 통계적 신호 추출에 뿌리를 남겼다. 이 두 사람의 연구는 이론과 실험의 조화를 통해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다. 오늘도 보른 규칙은 양자 컴퓨팅과 의료 영상, 반도체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핵심 원리로 작동한다. 한편 서신으로 이어진 아인슈타인과 보른의 대화는 양자 해석의 철학적 논쟁을 오랜 기간 지속시켰고, 벨의 부등식 실험으로 보른의 입장을 지지하는 근거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