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분리의 문제를 해결한 분배 크로마토그래피의 탄생은 20세기 화학의 판도를 바꾼 결정이었다. 전통적 방법으로는 비슷한 성질의 물질을 가르는 데 한계가 있었고,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처럼 화학적으로 유사한 분자들의 구분은 더욱 어려웠다. 1952년 노벨화학상은 이 숙제를 해결한 두 영국 화학자 아처 존 포터 마틴과 리처드 로렌스 밀링턴 싱에게 돌아갔다. 물질이 서로 다른 용매에서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이용하는 분배 계수를 실험 장치로 구현해 실리카겔 컬럼에 물을 고정상으로, 클로로포름을 이동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을 완성했고, 기체를 이동상으로 쓰는 기체-액체 크로마토그래피의 가능성도 논문 속에서 예견했다. 이들의 연구는 아미노산 분리와 동정을 체계화했고, 평형 단계 이론으로 분리 효율을 수학적으로 설명했다.
또한 종이 크로마토그래피의 개발은 비용과 장비의 부담을 낮추며 확산을 가속했다. 1944년 분리 실험은 거름종이를 고정상으로 삼아 간편하게 여러 성분을 구분했고, 이 방식은 설탕 분석, 인슐린 아미노산 서열 연구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분배 크로마토그래피의 화학적 원리는 두 용매 사이의 분배 계수 차이에 기반하며, 고정상과 이동상이 물질의 분배를 다르게 만들어 컬럼을 통과하는 동안 여러 밴드로 분리되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초기 시스템은 고정상으로 실리카겔에 물을, 이동상으로 클로로포름을 사용했고, 이론적 기초는 평형 단계처럼 작동하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로 제시되었다.
현대 크로마토그래피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 고성능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이온 교환, 친화성, 크기 배제, 초임계 유체 등 다양한 변형으로 발전했다. 의약품 개발과 정제, DNA 분석과 단백질 연구, 환경·식품 안전, 법의학 등 거의 모든 과학 분야에서 핵심 도구로 활용된다. 1952년 노벨상은 분석 방법론 자체의 혁신에 주목한 사례로 남았고, 이후 생화학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일상 속에서도 간단한 잉크 확산 실험 등으로 크로마토그래피의 작용을 체감할 수 있으며, 오늘날까지도 이 기술은 삶의 질을 높이는 보이지 않는 기둥으로 작동한다. 수상자 아처 존 포터 마틴과 리처드 로렌스 밀링턴 싱의 이름은 크로마토그래피의 첫 장을 장식하며 분배 크로마토그래피의 발전과 함께 화학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