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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잃어버린 30년 — 자산 버블 붕괴가 한 나라 경제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일본이 잃어버린 30년 — 자산 버블 붕괴가 한 나라 경제를 어떻게 무너뜨리는가

나는 1985년 플라자합의로 시작된 엔화의 급격한 절상과 그에 따른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이 자산 버블의 씨앗이 되었음을 본다. 당시 수출 경쟁력은 환율이 아니라 기술과 품질에서 났지만, 금리가 5%에서 2.5%로 장기간 유지되며 시중의 유동성은 부동산과 주식으로 흘렀다. 버블은 주식의 PER이 49배에 이르는 등 과열로 이어졌고, 은행은 부동산 담보대출을 늘리며 대출총량 규제의 필요성은 커졌지만 제도적 대응은 미뤄졌다. 이 결과 자산 가격이 소득과 수익률을 극단적으로 벗어나 버블의 고점에서 붕괴가 시작됐다.

붕괴의 방아쇠는 1989년 말 고점에서 1990년 초 금리 인상과 대출총량규제로 작동했고 닛케이는 9개월 사이에 38,900대에서 23,000대까지 떨어졌다. 부동산은 더 깊이 떨어져 도쿄 평균지는 13년 연속 하락했고 1991년 정점 대비 2004년 공시지가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버블 붕괴 이후의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었다. 부실채권 처리를 미룬 채 좀비기업이 양산되었고, 금융당국의 대응이 늦으면서 대차대조표 불황이 자리 잡았다. 금리가 제로에 가까워도 실물경제로의 자금흐름은 부진했고, 인구의 고령화는 내수 수요를 약화시켰다. 이로써 30년 동안 명목성장이 사실상 없었다.

2008년 위기와의 비교에서도 미국은 제로금리와 QE로 빠르게 회복했지만 일본은 같은 선택을 하지 못했다. 정책의 신속한 구조조정과 부실처리의 시점이 피해 규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었음을 배운다. 결국 핵심 교훈은 버블에 대한 타이밍 있는 대응, 빠른 구조조정, 현금 유동성 확보의 중요성이다. 또한 자산 가격과 실물경제의 괴리가 커질수록 장기적 침체의 위험이 커지며, 고령화와 저금리 시대의 가계부채 구조는 내수 침체를 심화한다는 점을 확인한다. 이 사례는 한국 경제에도 시사점을 주며, 버블의 징후를 조기에 인식하고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