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입장이 무료라 다소 어리둥절했지만, 매일경제나 GS칼텍스 앱에서 QR코드를 받아 입장하고 셔틀은 분당 정자역 2번출구 방향에서 남서울CC까지 운행된다는 점이 이 대회의 시작을 단단히 정리해 준다. 셔틀 이용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골프장 입구에 내려 걷다 보면 그 이동이 오히려 낭만적인 변화처럼 다가왔다. 구경꾼이 갤러리로, 갤러리가 다시 코스의 일부분으로 흘러드는 그 전환이 버스 한 구간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45년치 이름이 줄 서 걸려 있는 남서울CC 클럽하우스의 벽과 배너들은 이 대회의 역사성을 한 눈에 보여 주었다. 이 길을 걷는 선수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사진이 걸릴 날을 생각하며 걷는지, 이미 걸려 있는 사진을 지나치는지에 따라 마음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1번 홀로 들어서기 전의 연습 그린과 페어웨이를 바라보면, TV에서 보는 넓은 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양측이 숲으로 둘러싸여 중앙 페어웨이를 정확히 공략해야 다음 샷이 열리는 구조임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챔피언 조인 정찬민, 김홍택, 문도엽은 이 코스에서의 우승 경험이 곧 이 코스를 편하게 만드는 것이 아님을 보여 주었다. 루틴은 일관됐고, 선택 앞에서 서두르지 않았다. 임팩트 소리의 묵직함과 공의 비행 궤적은 현장에서만 전달되는 생생한 감각이었다. 갤러리들을 따라 걷는 이들이 보여 주는 장면 자체가 관람의 핵심임을 다시 확인했다. 조를 따라 페어웨이 옆 통로를 걷다 보면 코스의 기울기가 발로 느껴졌고, 두 번째 샷 앞에서 선수들이 어디에 서고 어느 방향으로 칠지까지 이미 계산 중이라는 점이 보였다. 18번 홀은 이 대회의 근본을 말해 주는 곳이다. 그린 주변의 위치에 따라 퍼트 난이도가 달라지고, 조마다 다른 각도에서 다른 퍼트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며 결과보다 선택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남서울CC의 또 다른 얼굴은 이동하는 공간들 속에서도 여유를 주지만 지나치기 아까운 느낌으로 남아 있었다. 나무와 통로, 단풍나무 아래의 연못들은 이 대회를 위한 배경이자 오래된 정원의 숨결 같았다. 갤러리 플라자는 KLPGA 대회의 그것과는 비교적 소박했고, 입장 후 초입에 위치해 있었다. 푸드 트럭과 주최 측 부스 외에는 크게 많지 않아 기대를 낮추고 가면 충분한 곳으로 느껴졌다. 한 걸음씩 코스를 따라 걷다 보면, 이곳이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선수와 갤러리의 교감을 만들어 주는 공간임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