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코스를 돌고 나서 제 머리 속에 남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설계가 먼저 보이는 코스라는 점이었습니다. 파 5 두 홀, 파 3 두 홀, 파 4 다섯 홀의 구성은 숫자만 보면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홀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릅니다. 어떤 홀은 티샷 위치를 묻고, 어떤 홀은 세컨드 샷 각도를 묻습니다. Ronald Fream의 설계답게 지형을 거슬러 억지로 바꾸지 않고, 오르막과 내리막, 도그레그와 폰드, 그리고 자연 지형이 홀마다 다른 방식으로 개입합니다. 강릉의 지형을 코스 안으로 가져온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첫 홀은 동해와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티샷을 시작하고, 랜딩존은 비교적 넓어 부담이 크지 않으나 세컨드 샷 지점부터 내리막이 본격적으로 개입합니다. 거리를 좇기보다 남겨둘 위치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 홀은 아주 어려움이 없지만 IP 지점 우측 자연암이 세컨드 샷 라인을 좁히고, 분재형 소나무가 그린 옆에 자리해 그림 같은 현장을 만듭니다. 세 번째 홀은 세컨드 샷까지 거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오르막 롱아이언이나 우드가 남고, 그린의 언덕과 면적 차이가 핀 위치에 따라 파 기복을 크게 좌우합니다. 무난한 홀도 있지만 그린 우측의 대형 자연암과 좌측의 폰드가 동시에 작용하는 홀도 있고, 티샷에서 과감히 좌측으로 보내면 세컨드 샷 각도가 수월해지는 홀도 있습니다. 앞쪽에는 폰드가 이어지는 구간도 있어 전략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홀은 내리막으로 구성된 짧은 Par 3로, 앞쪽 크리크와 뒤쪽 벙커가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합니다. 정확한 아이언 샷이 요구됩니다.
총평으로는, OUT 코스는 처음 보면 평범해 보일 수 있지만 스코어카드를 다시 바라보면 같은 파4라도 공략 방식이 계속 달라진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어느 홀은 티샷 위치가 중요하고, 어느 홀은 세컨드 샷 각도가 결정적이며, 파5 역시 멀리 보내는 것보다 다음 샷의 위치가 더 중요해집니다. 그래서 이 코스는 단순히 길고 어려운 코스가 아니라, 홀마다 다른 판단을 요구하는 코스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자연 지형과 설계 의도가 잘 드러나는 9홀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