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이 달아오르는 상열감과 눈의 충혈, 수족냉증(동상)을 동반한 사례로, 26세 남성이 겨울철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긴장 시에 증상이 악화되며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었다. 매년 겨울에는 동상에 걸리고 얼굴이 상기되며 눈이 충혈되고 손발이 차가운 상태였고 맥과 혀에는 이상이 없었다. 복진상 복벽은 과민했고 臍上에 동계가 촉지되었으며 배변 및 야뇨 상태는 정상이었다. 경과 중 초기 처방으로 黄連解毒湯 엑기스를 2주분 투여했고, 이후 얼굴 번열은 개선되지 않아 보다 강한 처방으로의 교체가 필요했다. 얼굴을 차게 하는 처방이 잘 듣지 않자 이번엔 사지 말단을 따뜻하게 하는 전략을 시도했고, 이 접근이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당귀사역탕으로 바꾼 뒤 1개월 정도 지나면서 증상이 현저히 호전되었다. 긴장하면 얼굴이 달아오르던 현상은 크게 감소했고 눈의 충혈도 해소되었다. 이번 처방의 복용은 복용 용이성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되었고, 맛이 달다는 점도 환자의 수용에 도움을 주었다. 1988년 1월(초진 후 약 2개월) 내원 시에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현상이 전혀 없고 올해 동상에도 걸리지 않았다고 보고되었으며, 저녁에 발이 차가워지는 현상만 가볍게 남아 있었다. 복진에서는 복근 과민이 거의 사라진 상태였고, 이전 용량의 2주분을 추가로 투여한 뒤 약을 마무리했다. 이 증례는 젊은 남성에서 손발이 차갑고 겨울에 동상에 걸리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을 시사하며, 얼굴을 식히려면 손발 끝을 먼저 따뜻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