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들면서 점점 건망증이 심해졌다. 내 손에 핸드폰을 들고 있으면서 핸드폰을 찾기 일수고 나물을 담은 반찬통을 냉장고가 아닌 그릇장에 넣기도 한다.
뭔가 검색하려고 앱을 열었는데 뭘 검색하려고 했는지를 까먹기도 한다. 중요한 아이디어가 생각나서 다이어리를 열었는데, 뭘 써야할지 까먹었다.
처음 이런일을 겪었을 때는 마치 눈가에 잔주름을 처음 발견했을 때처럼, 혹은 마치 흰머리를 처음 발견했을 때처럼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아니 내가 이렇게 늙은 것일까. 40대 초반 친구들을 만나면 급격한 신체노화와 인지력 약화에 대한 이야기가 큰 화두였다. 40대 후반에 들어선 지금, 이제 그러한 변화가 더 이상 충격적이지 않다.
아, 또 이러는구나. 아, 또 여기가 고장이구나.
"어디뒀더라..."하던 조급함은 없어졌다.
어딘가에서 나오겠지. 그냥 하나 다시 사...라고 할 때가 많아졌다.
노화를 역행하려는 마음이 진 것을 수도 있고, 그러한 노화를 순순히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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