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당일, 이전 선거들보다 높은 투표율이 기록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부와 여당, 여러 야당의 지도부는 선거 결과를 통해 지역 주민의 마음을 읽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했다. 아침 식사를 마친 뒤 아내와 함께 지정된 투표소로 향했고, 사전투표를 고민하다 본 투표일 참여를 선택했다.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 1층에 마련된 투표장을 찾아 기다림 없이 투표를 마쳤으며,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지방선거는 한산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방선거는 실생활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지역의 정책과 재정 운영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지자체장이 바뀌면 정책 방향이 달라져 세금이 낭비될 위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정치적 성향보다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었다.
투표를 마친 뒤에는 수리산으로 짧은 나들이를 떠났다. 사전투표를 하신 분들 역시 하루를 활용해 알찬 시간을 보냈고, 주말마다 산행을 이어가지만 한 주에 한 번 정도만 다니는 일정이 아쉬웠다. 한가한 수요일 산행에 나서니 기온이 높아 땀의 흐름이 빠르게 시작되었다. 평소와 달리 지워진 도장 기표소의 흐릿함까지 눈에 들어왔고, 단체 등산객들과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산본IC 쪽으로 내려가던 보통의 루트 대신 산본IC 수리약수터에서 관모봉으로 시작하는 경로를 선택했다. 수리산 수리약수터에서 관모봉까지의 구간은 가파른 경사와 여러 계단이 이어졌다. 지역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코스로, 타 지역 등산객이 많지 않아 한가로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관모봉 정상에 다다르는 마지막 계단에 도달하면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가 반가운 인사를 건네주는 듯했다. 관모봉 정상의 풍경은 평소와 다름없이 상쾌했으며, 더위 속에서도 불어오는 바람으로 땀을 식힐 수 있었다. 태을봉을 지나 슬기봉으로 이어지는 코스에 접어들자 단체 산행객은 여전히 많지 않아 슬기봉의 쉼터도 한산했다. 벤치에 잠시 앉아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의 움직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었다. 수리산의 낮은 풍경은 여유로웠고,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오늘의 의무와 권리 행사에 대한 생각이 잠시 스쳤다.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람의 흐름처럼 욕심은 덜고, 발걸음에서 의미를 찾아보는 하루였다.
이런 하루의 흐름 속에서 투표와 산행이 서로 연결되며 지역과 자연의 가치를 되새기게 되었다. 오늘 주어진 하루가 소중한 것임을 느끼는 끝맺음으로, 바람과 구름이 만들어내는 변화 속에서 지역의 삶과 개인의 책임을 되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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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투표일 즐기기 - 호기심건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