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미친 여자가 된다는 것이 언제나 죽기보다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학위를 따기 위해 굿판을 쫓아다니지만 세상에 어떤 불가사의나 신비가 있다고 믿지 않는 민서.
자신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정신을 놓은 어머니를 치료한답시고 굿판이 벌어졌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그는 굿은 물론이거니와 종교도, 신도, 당연히 초능력 따위도 믿지 않았다. 굿판 자체는 박력 넘치는 공연 예술이기에 매력적이었으나, 무당들은 자기 잇속도 잘 챙기는 영리한 사람들이었고 연구자가 오면 그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차리고는 맞춰주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민서에게 흥미로운 제안이 들어온다. 진짜배기 무당을 보고 싶지 않느냐는 것.
연구자 만나는 것도, 홍보해주는 것도 싫어하는 진짜 무당이 있다는 것이다. 논리와 이성을 무엇보다 중요시하고 자신이 ‘믿지 않는’ 사람임을 자랑스럽게 여겼던 민서.
그러나 그와 동시에 어딘가 진짜가 있을지 모른다는 열망도 함께 품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나사 풀린...
원문 링크 : 116. 이수현 <외계 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