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리고 한 없이 낮아지고 싶을 때면 세상문 저편 고요한 어둠자리 숨어드는데 바람 소리마저 낮게 휘돌다 몸을 눕히는데 물로도 아닌듯 흘러감도 아닌듯 저 먼 곳 삶의 허기 아래 맑아지다가 명아주 잔털같은 꿈으로 피어나는 건 휘청이며 한 겹 접은 남루의 시간들 쓸쓸한 내 영혼마저 돌아눕는 시린 고단에 휘어지는데 투명한 잔 들어 투명한 꿈도 들어 그 비인 그리움마저 온전히 마셔버리면 이 한 몸 가벼이 날아오를 수 있을까 깃털옷같은 부푼 꿈 하나 마련하지 못하고도 깃털같이 피어올라 비어질 수 있을까 비어지고 사그라져 가벼운 생처럼 소리마저 감추고 무채색 꿈으로 피어날 수 있을까 =========================================== 내 안의 많은 생각들의 무게로 삶이 무거울 때가 있습니다. 모든 생각, 모든 의미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비우겠다고 해서 비워지는 생각들은 아닐테지요. 외려, 그동안 외면했기에 지울 수 없었던 생각들일테니 말입니다....
원문 링크 : 맑게 비우기 (김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