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삶의 목표를 어떤 성취가 아니라 별일 없이 지내기로 잡아야 할 시기가 있다. 그것만으로도 나를 칭찬하고 격려해야 한다.
때론 남보다 내가 더 나에게 가혹하다. 별일 없이 지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데.
충만하게 즐거웠던 시간은 무엇을 해도 낭비한 것이 아니다. 시간 낭비의 대표격인 침대에 누워서 양팔이 떨어져나갈때까지, 혹은 핸드폰 배터리가 0프로 다 나갈때까지 모바일컨텐츠/웹서핑/인터넷쇼핑삼매경/밀린 웹툰 정주행 역주행 등등 하루 반나절을 잉여잉여하거나, 멍때리며 티비를 종일 봤더라도 충만하게 즐거웠으면 잘 쓴 시간.
사람들은 일을 해야 시간 낭비가 아닌 듯 말하지만, 그 시간이 괴롭고 내 영혼 갉았으면 그게 낭비된 시간. 30대 초반, 그런 때가 있었다. 회사 안 가는 거 진짜 좋은 거구나 했었던 백수.
매일 최소 11시간 더 생기면서 새로운 시공간의 차원이 열린다고나 할까. 너무 신비롭고 최고됨인 것을.
백수 되는 첫날, 냉장고를 모두 비우고 이불 빨래를 하고 구석구석 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