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할아버지는 러일전쟁에 군의관으로 종군하였고, 전쟁터에서 한 러시아 병사의 견갑골을 가져와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듯 보여 주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로 쓰러졌고, 의사에게 진찰을 받아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 큰할머니가 지나가던 슈겐도의 수험자에게 이야기를 꺼내 보니, “혹시 바깥양반이 전쟁터에서 무언가 가져온 거 아닙니까?”라는 말이 돌아왔다. 이어서 “사실 거기서 사람 뼈를 가지고 돌아왔어요”라는 고백을 듣게 되었고, 그 말에 따라 뼈를 공양해 주길 바라는 답이 되었다. 집 뒤편에 그 뼈를 묻고 무덤을 올린 뒤, 공양탑을 세우자 열이 거짓말처럼 가라앉아 버렸다고 한다.
그 후로 지금도 친정의 뒷마당에는 ‘러시아 사람 무덤’이라고 불리는 무덤이 남아 있다. 어릴 적에는 그 무덤에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매우 무섭고 두려웠다. 전쟁에서 가져온 물건으로 인해 벌어진 일들이 가족의 삶 곳곳에 남아 있었고, 무덤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마을의 전설처럼 남아 있었다. 무덤이 있는 자리에 매년의 계절이 바뀌며 바람이 지나가고, 시간이 흐르면서도 그 이야기는 구전으로 전해져 왔다. 이런 기억들은 세대를 거쳐 들려 오면서도 여전히 강한 신비로움과 경외심을 남겨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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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번역괴담][2ch괴담] 러시아 사람 무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