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갔다 온 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고등학교 시절 수학여행에서 있었던 일이다. 수학여행 초반에는 다들 체력이 남아돌아 밤새워서 놀고 그랬지만, 후반이 되자 피로가 쌓여 그날은 새벽 1시가 넘자 다들 조용히 자고 있었다.
그러다가, 분명 새벽 3시쯤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오줌이 마려워 눈을 뜬 내가 볼일을 다 보고 화장실에서 막 나온 순간, 바로 앞쪽에서 자고 있던 사토라는 녀석과 눈이 마주쳤다.
비상등의 희미한 빛 아래서, 사토는 누운 자세 그대로 목만 까딱 일으켜 아무 말도 없이 내 쪽을 보고 있었다. "아, 미안.
혹시 내가 깨웠어?" 하고 말을 걸었지만, 사토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처음에는 '이놈 혹시 덜 깼나?' 싶었지만, 사토를 바라보는 사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사토의 얼굴이, 약간 반투명하게 보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세운 고개 뒤편으로는 사토의 얼굴이 또 하나(이쪽은 베개 위에 누운 채) 보이고 있었고...
원문 링크 : [번역괴담][2ch괴담] 수학여행날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