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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비극의 온상인 이유 - 몸과 인문학(15)

 가족이 비극의 온상인 이유 - 몸과 인문학(15)

감이당 / 고미숙 선생 강론 리라이팅 / 2020 신화 속 인간, 인간 속 신화 서양 신화는 영웅담이 아니다. 그것은 피비린내 나는 가족사이자, 광기의 드라마다.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원초적인 욕망과 두려움이 적나라하게 펼쳐진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으며, 이는 그저 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신탁과 운명이 빚어낸 필연적 재앙이었다.

제우스는 어떠한가? 형제들을 집어삼킨 아버지 크로노스를 무찌르고 왕좌에 올랐으나, 자신도 결코 안정적이지 못했다.

형제, 자매, 자식들을 번갈아가며 배신하고, 자신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음모를 꾸몄다. 신들은 사랑을 나누면서도 서로를 의심하고 경계하며, 틈만 나면 무자비하게 복수했다.

그리스 신화 속 가족관계는 현대적인 감각으로 보면 거의 '공포물'에 가깝다. 부모가 자식을 잡아먹고, 형제가 형제를 속이며, 자식은 부모에게 칼을 겨눈다.

신화적 서사는 늘 사랑과 폭력, 창조와 파괴가 뒤섞인 장면을 만들어내며, 이를 통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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