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를 공부했는데, 내 글이 왜 그 모양일까? 머리로는 철학을 공부했다는데, 손끝에서는 예전의 문장이 그대로 새어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즉, 사고의 프레임이 지나치게 단단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보는 안경이 고정돼 있는데, 안 보이던 게 보일 리가 없다. 법정 스님의 말씀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들어도, 내 일상이 제자리걸음인 것도 같은 이치다.
멋진 말들이 내 가슴에 박히기는커녕, 고무공처럼 튕겨 나간다. 그건 내가 나를 보는 방식, 말하자면 '나의 세계관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틀이 고장 난 것도 아니고, 너무 정교해서 다른 가능성을 차단하는 거다. 위대한 철학자의 말이라도, 내 안에서 살아 움직이려면 그 '틀'부터 헐어야 한다.
니체의 문장이 나를 흔들기 전에, 내가 먼저 나를 흔들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철학은 내 생각을 다시 짜는 일이고, 글쓰기는 그 짜임의 흔적을 담아내는 그릇이어야 한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건, ...
원문 링크 : 글쓰기는 전투다 - 읽고 쓰기(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