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변주 우리가 아는 루쉰은 언제나 굳은 입술과 날카로운 눈빛을 한 혁명가다. 그는 죽음마저 타협하지 않는 불굴의 투사였고, 중국 현대문학의 바위 같은 존재였다.
책상 위에 놓인 그의 초상화는 언제나 침묵으로 우리를 압도한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마주친 사진 한 장이 그 석고상에 금이 가는 소리를 냈다.
활짝 웃고 있는 젊은 루쉰. 담배 연기 자욱한 방에서 친구들과 둘러앉아 무언가 이야기하며 까르르 웃어대는, 살아 숨 쉬는 친구 같은 얼굴이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는 루쉰의 '복수'만 읽었지, 그의 '웃음'은 읽지 않았다는 것을.
그의 '무게'만 헤아렸지, 그 안에 담긴 '경쾌함'은 보지 못했다는 것을. 그렇다면 복수란, 혁명이란 대체 누구를 위한 말인가.
피로 얼룩진 기록 너머, 그 웃는 얼굴의 루쉰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 에세이는 그 두 얼굴 사이의 간극을 오가며, 방관자의 시대를 살아간 한 지식인이 글쓰기로 발견한 희미한 빛을 좇는 여정이...
원문 링크 : 루쉰의 혁명의 갈림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