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추구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장자≫ 천하편은 탄식으로 시작한다. 도를 닦는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너무 많아서다. 제각각 도를 말하고 제각각 다른 곳을 가리키니, 오히려 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많을수록 길이 흐려지는 이 역설 앞에서, 저자는 당대의 사상가들을 하나씩 불러 세우며 묻는다. 당신이 말하는 도는 어느 쪽인가.
천하편이 불러 세운 사람들은 주류가 아니었다. 진나라의 상앙과 한나라의 신불해와 위나라의 이회가 설계한 부국강병의 논리는 천하편에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온 것은 묵자의 후예들이었고, 이름도 낯선 학자들이었으며, 큰 나라가 아닌 작은 나라 쪽에서 평생을 보낸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이 모인 곳이 제나라 임치(臨淄)의 직하학궁(稷下學宮)이었다.
관직은 없었다. 녹봉만 있었다.
왕 앞에서 특정 정책을 옹호할 의무도, 군주의 뜻에 맞춰야 할 이유도 없었으므로, 유가·묵가·황로학·명가·음양가가 한 문을 드나들었다. 동쪽 해안에 자리...
원문 링크 : 직하학궁, 욕망, 그리고 오행 - 직하학 연구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