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웃었다 나는 그가 화를 낼 줄 알았다. 화면 속 남자는 67세였고, 20년째 뇌손상 전문 요양원에서 살고 있었고, 7초가 지나면 방금 전 일을 기억하지 못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해마를 파괴한 이후 그는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게 되었는데, 그것이 어떤 것인지는 그의 일기장을 보면 조금 알 수 있다. 그는 20년째 매일 일기를 썼다.
그런데 그 일기장을 펼치면 첫 줄부터 끝 줄까지 같은 문장이 반복된다. "오전 10시 6분.
처음으로 의식을 되찾음." 그 밑에 줄이 그어지고, "오전 10시 7분.
이번이 진짜. 앞의 기록은 무효."
또 줄이 그어지고, 또 같은 선언.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글씨는 두꺼워지고 지운 자국은 짙어진다.
연필이 뭉개지도록. 마치 그것으로 시간 속을 파고들려는 것처럼, 하지만 절대로 닿을 수 없는 것처럼. 7초.
그 시간이 지나면 방금 전은 없던 일이 된다. 방금 연주한 음악도, 방금 악수한 손도, 방금 웃었던 농담도.
그런 삶이 어떤 것인지 나는 알 ...
원문 링크 : 기억이 없는 자의 사랑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