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이당 / 고미숙 선생 강론 리라이팅 / 2020 몸이 기억하는 것 사람은 익숙한 감각을 잊지 못한다. 아니, 잊으려고 해도 몸이 먼저 반응한다.
따뜻한 이불, 부드러운 옷, 푹신한 베개의 감촉. 이게 없어지면?
바로 불편함이 밀려온다. 그러니 한평생 부드러움에 파묻혀 살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거친 천을 두르고 살 수 있을까?
쉽지 않다. 가난한 자가 부자가 되는 건 순식간이지만, 부자가 가난한 자의 감각을 온전히 익히는 건 평생이 걸릴 수도 있다.
몸이 기억하는 감각이란 게 그렇게 질기고 끈질기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가섭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수행자들 중에서도 두타행으로 유명한데, 한마디로 제일 고된 삶을 자처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을까?
아니다. 이 사람, 태어나기를 금수저로 태어났다.
실크에 캐시미어까지 두르고, 푹신한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자던 사람이었다. 그렇게 호강하다가 출가를 결심했다.
모든 걸 버렸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세속을 떠나 숲으로 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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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감각의 흔적 - 몸과 인문학(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