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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紅緣)(6)

 홍연(紅緣)(6)

우리가 알고 지낸 게 언제부터였을까? 시간이 꽤 흘렀다는 느낌과 함께 생각해 보니, 그는 변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니, 변하지 않는다는 생각만 있을 뿐, 어쩌면 처음부터 계속 달라지고 있었는지도 몰라 문득, 한결같다고 생각했던 나의 사고가 계속 변하고 맞춰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부터였을까?

어쩌면 그와 내가 함께라고 생각했던 공간의 경계선도 계속 조금씩 변해왔던 것 같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공간에서부터.

그런데 조금씩 조금씩. 지금은 내가 서있는 공간 일부를 제외하고는 온통 그의 공간이 된 것 같은 느낌.

나는 소파에 앉았다. 그는 맞은편에 서 있었다.

앉지 않았다. 앉을 필요가 없는 사람처럼.

문득, 그와 첫 만남이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생각해 보려 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마치, 기억의 일부를 도난당한 것처럼. 아니, 필시 그런 느낌이다.

어쩌면, 그는 내 안에 무언가를 눈치채지 못할 만큼, 조금씩 조금씩 갉아먹으며 존재해왔는지도 모르...

원문 링크 : 홍연(紅緣)(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