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겪는 일로, 모르는 게 아닌 단어를 혼동해 잘못 쓰는 경우가 있다. 아내와 장모님이 자주 그런 모습을 보이고, 맛있다를 재밌다로 표현하거나 반대로 재밌다를 맛있다로 말하는 식의 실수가 생길 때도 있다. 또 이름을 잘못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같은 항렬에 속한 이름을 섞어 부르는 식이다. 예를 들면 형제 A와 형제 B가 있는데 B를 보며 A의 이름을 부르는 식이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민준이를 부르려 해도 서준이부터 차례로 불러야 민준이의 이름이 들려오는 식이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언어 능력이나 뇌의 상태를 걱정하게 된다.
여러 차례 찾아보고 물어보며 검사를 해본 결과, 결론은 ‘정상’이라는 사실이었다. 왜 정상인지에 대해 AI 선생이 설명해 준다. 사람이 말을 할 때 뇌는 단어를 사전처럼 하나씩 꺼내는 방식이 아니라 의미를 기준으로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비슷한 후보들을 동시에 떠올리며 작동한다는 것. 예를 들면 ‘좋다’ 같은 감정이 떠오르면 맛있다, 재밌다, 좋다, 훌륭하다 같은 단어들이 한꺼번에 활성화되고, 그중 하나를 빠르게 선택해 말로 내보내는 원리다. 빠르게 떠오르는 단어들이 자주 쓰거나 익숙한 경우라 더 쉽게 출력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언어 능력의 저하가 아니라는 설명이 더해지면서 안심이 된다. 비슷한 범주의 단어들이 서로 혼동되어 잘못 쓰이는 현상은 뇌의 자연스러운 작용으로 받아들여진다. 어쩌면 최근의 행동이 쉬다 와 놀다를 섞어 하거나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것 역시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다소 기분이 가벼운 쪽으로 튀어나온 부정적인 느낌은 출력상의 실수로 여겨지며, 다시 정리해 올바른 표현으로 수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원문 링크 : 언어의 유사성, 착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