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네가 쥐여준 편지를 읽었어 중간부터 흐려지는 글씨 펜의 잉크가 다 떨어진 것 같았지 그것과 가장 비슷한 색의 펜을 찾으려 서랍을 뒤지다가 자세를 고쳐 앉는 네 모습을 떠올렸어 흐름이 끊긴 고백을 기어이 이어가는 너를 편지의 내용은 이기심에 관한 것이었다 너무나 선해서 하나도 이기적이지 않은 너의 이기심이 나를 발끝부터 어지럽게 만들었고 너의 모든 마음을 알고 싶은 게 너의 이기심이라면 어떤 마음은 끝끝내 말할 수 없는 것이 나의 이기심이었으니까 마음의 뒷면은 꼭 들춰 보고 싶던 던나날에는 내장을 도려내어 오장육부의 융털과 세포까지 보여주려고 했어 피가 잔아뜩 묻은 손으로 장기를 모두 밖으로 꺼내 하나하나 소개해주고 싶던 시절이 있었어 이건 내 폐예요 조금 지저분하죠? 제가 골초라…… 이건 제 간이에요 조금 딱딱하죠?
제가 알코올의존증이라…… 택시 기사님은 앞만 바라보고 나는 편지를 꼭 쥐고 바깥을 바라보고 있네 가느다란 빛이 줄지어 서 있어 빠르게 창을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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