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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잡종의 별자리 /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선혜

 [詩] 잡종의 별자리 / 『사랑과 멸종을 바꿔 읽어보십시오』, 유선혜

방구석에서는 조립형 서랍장이 쓰러져가고 내가 싸구려 보드카와 오렌지주스를 종이컵에 섞는 동안 장롱 밑을 뒤져 무언가를 꺼내는 너의 뒷모습 세가 토이스의 홈스타 플라네타륨 해외 구매로 26만 7천3백 원 그때 우리가 가진 가장 비싼 물건이었을 거야 소음을 흘리는 냉장고도 세탁기도 출력이 낮은 전자레인지도 모두 우리의 것이 아니었으니 전원을 켜면 벽지에 투영되던 온 우주 우리는 비율이 엉망인 칵테일을 나눠 마시며 직사각형 우주 아래 누워 있었다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천구 아래에 여기서 가장 가까운 별이 뭐야? 알파센타우리, 사람과 말이 섞인 켄타우루스자리의 별이야 잡종의 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 인간이 아닌 것들의 사랑 다리가 네 개인 것과 날개가 두 개인 것이 섞여서 천장에 처박혀 빛나던 그때 별자리의 뒷모습을 외우는 너의 무용한 노력이 이좋았고 북극곰자리에 회색 곰이 뛰어들면 그롤라베어자리가 될까?

이종교배된 생물의 별자리가 하나뿐이라면 너무 외로울 거야 취기 오른 별자리들을 가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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