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l4QNfLQe6E0 눈발 한두 점 어디로 내려앉을지 몰라 서성이는 십이월 어느 날, 길을 걸어가는데 노숙자 차림의 여인이 다가와 자기를 한번 안아 달라고 했다 희끗하게 헝클어진 머리에 계절에 맞지 않는 얇은 신발을 신고 두 팔 벌린 채 어서 내가 안아 주기를 기다렸다 거부할 마땅한 이유를 찾기 위해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이냐고 묻자 당신이 시인인 건 알지만 껴안는 데 꼭 누구인지 알아야만 하는 건 아니라며 찬바람에 튼 뺨을 하고서 나를 처다보고 서 있는 그녀 겹겹이 때묻은 옷 껴입고 양말조차 신지 않은 여인 내가 얼마나 오래 망설였는지 얼마나 오래 내 심장이 정지했는지 나는 모른다 마침내 나도 두 팔 벌려 그녀를 껴안기까지 내 근육은 긴장하고 엉덩이 약간 뒤로 뺀 채 어색하고 두 팔은 경직되었지만 헐거인처럼 껴입은 옷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근육은 완벽하게 이완되어 있었으며 온몸의 세포가 나를 향해 열려 있었다 나와 포옹하고 있는 순간에는 부서진 자아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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