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이 생기고부터 베란다 식물들의 이사가 많았습니다. 수많은 식물들을 옮기면서 말했지요. 이제 베란다가 여유가 좀 있어질 거야라고요. 하지만 여유만큼 또다른 녀석들이 자리를 채우더군요.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이탈리안 사이프러스 두 그루는 꼭 데리고 있습니다. 봄의 화려한 구근 식물이 정원에 작은 소요를 가져오면 묵직하게 누르는 암녹색 침엽수의 기침소리가 얼마나 멋지게 들리는지요. 그러나 그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노지는 장마에 기겁을 했던지라 과습에 약하다는 사이프러스를 내놓을 수 없었습니다.
2020년 12월에 작은 나무를 하나 샀고, 과습이 되지 않게 각별히 신경써서 심었습니다. 1. 화분은 작은 토분에 2. 상토와 강모래를 8:2로 배합했고 물빠짐이 좋은 흙 배합에 화분도 물 마름이 좋은 토분이라 과습은 절대 없었고 토양 속의 많은 공극 덕분에 뿌리가 아주 건강했습니다. 오늘 그때 이후 처음으로 분갈이를 했습니다. 좀 더 큰 화분에 깔망을 깔고 스티로폼 배수층, 상토와 펄라이트를 8:2로 배합했지요. 사이프러스는 여름이 힘들 줄 알았으나 생각보다 잘 버텼습니다. 작은 화분에 물 빠짐이 좋다는 것은 양분 손실이 크다는 것이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자라주었습니다. 사이프러스는 그런 녀석입니다.
제가 아는 이탈리안 사이프러스는 1 과습이 되지 않도록 심어 두어서 과습에 약한지는 특별히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과습 방지 흙배합이 뿌리를 튼튼하게 해 주어 나무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2 베란다에서 여름과 겨울 모두 잘 견뎠습니다. 3 결코 성장이 느리지 않았고, 구매 후 분갈이를 했을 때 눈에 띄게 자랄 정도였습니다. 분갈이를 진작에 했더라면 더 자랄 수 있었을 거예요. 4 물을 아주 좋아했고, 어쩌면 강모래를 섞은 덕분일 수도 있습니다. 물 조리개로 흠뻑 부어주면 흙속 공극이 많아 곧바로 흘러내렸지요. 그러니 여름엔 거의 매일 주어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잘 심겨진 식물은 매일 주어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느꼈습니다. 저의 이탈리안 사이프러스는 아직 어린 나무지만 침엽수의 위엄을 품고 있습니다. 시간을 알 수 없는 소나무와 달리 시간을 알 수 없는 사이프러스는 짙은 푸르고 아득하게 다가왔습니다. 침엽수의 자리매김은 그렇게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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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이탈리안 사이프러스 키우기, 분갈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