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광에 날려온 골 붉은 감잎 옆에 필 것 같은 순하고 착한 누이처럼 꾸미지 않은 맑은 아가씨의 분위기를 떠올리며 시작합니다. 신분 높은 부잣집 절세 미인 고명딸은 오늘도 눈이 부시게 시선을 끌었습니다. 저는 목마가렛을 키우기 쉽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쉽지 않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쉽다는 것은 방치해도 살아나는 것이고, 쉽지 않다는 것은 늘 방심하면 위험하다는 뜻이더군요. 그래서 저는 목마가렛을 두 번 죽였습니다. 빨간색 하나와 노란색 하나를요. 빨간색은 경험이 부족해 진딧물과 과습으로, 노란색은 오래 키웠지만 방심으로 죽음에 이르렀습니다. 삽목으로 뿌리가 난 삽수를 화분에 옮겨 심었지만 그것 역시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 뒤 빨간색을 다시 사서 지금 데리고 있습니다. 이 아이도 가을이 다가오자 조금 불안해지더니 점점 시들기 시작해 거의 밑둥만 남고 다 잘라 베란다 밖 선반으로 보냈습니다. 추운 겨울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가지가 말라 바스라지더군요. 그래도 그대로 두었습니다. 카네이션처럼 이 아이도 이곳에서 겨울을 지냈으니 노지 월동한 것이지요. 사철 베란다 밖 선반에서 지내는 카네이션, 씨앗이 떨어진 촛불 맨드라미, 목마가렛, 버베나, 버베나 화분 속에서 피어난 크리산 세멈이 봄이 되면서 새 순이 돋아난 것이지요. 꽃 봉오리도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카네이션처럼 애니시다가 지기 전에 피려나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제 목마가렛은 베란다 밖 선반에서 노지 월동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목마가렛은 추위에 아주 강합니다. 또한 자연 환경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야생으로 키워볼 생각으로 텃밭 정원에 분홍과 노란색을 심었습니다. 2022년 4월 17일, 이제 제 텃밭 정원에는 구절초와 샤스타 데이지, 쑥부쟁이, 그리고 목마가렛이 서로 닮은 다정한 꽃들로 피어날 것입니다. 어느 계절 먼저 앞서거나 때로는 함께 피어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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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가렛노지월동
원문 링크 : 목마가렛 키우기, 노지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