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커피나무 가지치기, 잎 화상, 열매

 커피나무 가지치기, 잎 화상, 열매

나는 커피나무를 키워오며 가지치기의 중요성을 몸으로 체감했다. 천장이 더 높았다면 하지 않았을 일들을 했고, 손 놓고 있으면 10미터까지 자랄 수 있다는 사실도 배웠다. 가운데 서 있던 허약한 나무가 바로 커피나무였고, 좁은 베란다에 더 많이 채우려다 보니 위로만 자라게 만드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천장이 가까워졌던 3년 전쯤 생장점을 잘라내고 길게 벌어진 가지를 반쯤 잘라 정리했다. 커피나무 재배에 있어 가지치기는 꼭 필요하다. 그대로 두면 10미터 이상 자라 필요 이상의 영양분이 소비되어 빨리 노쇠할 수 있다. 그래서 5~7년 주기로 가지치기를 해야 안정된 수확량을 기대할 수 있다. 두산백과의 수확량은 모르는 채 옆으로 뻗어나가는 가지를 정리해 다른 나무들에게도 공간을 내주려 했다.

커피나무 열매가 맺히기 전에 꽃이 먼저 피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숨어 핀 꽃은 구경도 못 해보고 열매가 달렸다. 단 하나의 열매였지만 기특하게도 첫 열매였다. 다음 해에는 많아질 거라는 기대 속에 스스로를 다독였고, 결국 많이 열려 우리도 80개 정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고 들었다. 나 역시 커피나무 한 그루를 더 가지게 되었고 아직 어린 나무를 베란다 바깥에 내놓으니 잎이 타버렸다. 직광은 커피나무에 화상을 입히고, 탄 잎은 회복되지 않으니 제거하는 수밖에 없었다. 큰 나무의 교훈을 미리 살피지 못한 기억은 나를 다시 다독이게 했다. 그래서 이젠 직광이 들지 않는 밝은 실내에 꼭 붙여 두었다.

저녁이 깊어지는 창을 통해 비치는 햇살을 바라보며, 여든 개의 열매 이야기를 떠올린다. 나무를 심은 사람이 떠나면 남겨진 사람이 그 나무를 돌보고 열매를 거두는 이 가을의 삶을. 이 가을에도 나는 커피나무를 돌보며 열매를 거두는 책임을 이어간다. Never walk alone.

# 베란다정원 # 커피나무잎마르는이유 # 커피나무잎화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