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병찬 대기자 1953년 봄, 벚꽃이 한창일 때였다. ‘배추’는 친구들과 창경원에 놀러 갔다.
마침 북파공작부대인 ‘켈로’ 대원들이 밴드까지 불러놓고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거칠 게 없는 이들이었다.
객기가 동했다. ‘술 한잔 얻어먹읍시다.’
나이 18살, 덩치는 컸지만 한눈에 봐도 애송이였다. 소대장으로 보이는 이가 권총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총알 맛 좀 볼래?” 구경꾼들이 삽시간에 장사진을 쳤다.
이판사판이었다. “그럼, 일대일로 맞짱 떠봅시다.”
‘켈로와의 결투’ 후 ‘배추’의 주먹은 전국구가 되었다. 부산에서도 대구에서도 목포에서도 ‘배추’란 이름의 주먹이 나타났다.
이정재, 유지광, 임화수 등 당대의 조폭 보스들이 함께 일하자고 했다. 정치권과 줄 대고 주먹을 휘두르며 이권을 챙기던 정치깡패들이었다.
배추는 거절했다. 떼로 몰려다니면서 협박 공갈 폭력으로 ‘삥’ 뜯는 건 질색이었다.
객기는 1954년 겨울 친구의 소개로 백기완을 만나면서부터 빠졌다. 백기완은 초면에 다짜...
원문 링크 : 배추 방동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