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낸드플래시 메모리 기업 키옥시아가 일본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하며 도요타를 제쳤다. 12일 도쿄증권거래소에서 키옥시아홀딩스는 전일 대비 7.64% 상승한 8만1200엔에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은 44조3627억 엔에 이르러 도요타의 43조8389억 엔을 넘어섰다. 소프트뱅크그룹은 36조9671억 엔으로 뒤처졌다. 상승 속도도 주목된다. 2024년 말 상장 당시 시가총액은 약 8630억 엔 수준이었는데, 불과 1년 반 만에 기업가치가 50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높은 가치 부여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해석된다.
이번 주가 급등의 배경은 생성형 AI 시장 확대에 있다. 대규모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치열해졌고,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SSD와 낸드플래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초기에는 엔비디아와 반도체 장비업체가 주목받았으나, 이제 저장장치까지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모델 규모가 커질수록 저장 데이터의 양도 기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증시 전체도 강세를 보였고 닛케이225지수는 2.81% 상승해 마감했다. 중간에는 6만7000선을 넘기도 했다. 반도체 장비업체와 AI 관련 종목들도 동반 상승했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SK하이닉스다. 과거 베인캐피털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에 약 4조 원 규모의 투자 기회를 가졌고, 향후 약 15% 수준의 지분으로 전환 가능한 권리도 보유하고 있다. 시장은 키옥시아의 급등으로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투자자산 가치도 크게 증가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4조 원으로 평가됐던 투자자산 가치는 주가 급등을 반영해 60조 원 이상으로 확대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HBM 사업 호조 외에 숨은 투자 수익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시총 1위 등극은 단순한 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 자동차 중심의 산업 구조에서 AI와 반도체 중심의 산업 구조로 세계 경제가 이동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도요타를 제치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정상에 오른 것은 AI 시대의 본격 도래를 시사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향후 투자 관점에서는 엔비디아, SK하이닉스, 키옥시아, 삼성전자 등 AI 생태계 전반의 수혜 기업이 계속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지속되는 한 낸드플래시와 SSD 수요 증가세 역시 장기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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