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박 10일 제주도 여행 여드레째는 올레길 19코스를 걸었다. 다 걷는 것이 불가능해서 함덕해수욕장에서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서우봉으로 이어졌다.
서우봉 밑동을 따라 바닷가를 따라 도는데 탐방로가 갑자기 끝났다는 것까지 지난 편에서 이야기했는데, 끝도 그냥 끝이 아니었다. 난간까지 빙 둘러 가며 절대로 넘지 마라, 무조건 되돌아가라는 식의 끝이었다.
하지만 너무나 억울만 마음으로 사심을 담아서 보니까, 우리 같은 사람이 많았는지 난간 너머 풀들이 제법 길처럼 누워 있었다. "은영아, 저리로 가 보자."
"그냥 돌아가면 안 돼?" 은영이는 싫다고 했으나 이미 알고 있었을 터이다, 자기는 한참 전부터 난간을 넘어야 할 운명이었던 것을.
내가 먼저 넘어가서 은영이 손을 잡아 주었고, 은영이도 가뿐히 난간을 넘어섰다. 내가 앞장섰다.
풀숲 속 바위가 거친 데다 경사까지 급해서 발바닥에 한껏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가시가 돋친 풀이었다.
도처에 깔려 있어서 극도로 살피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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