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동 고분군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쳤다. 해 질 녘에 불로동 고분군에 앉아서 초롱을 만들었는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초롱 안에는 초 대신에 아기 손톱만 한 LED 전구가 넣었다.
겉에 그림을 그려 넣을 때는 그림에 젬병인 나라서 궁서체로 '사랑해 은영아'를 적을 수밖에 없었다. 타이완(臺灣, 대만, 台湾, Taiwan)에서 풍등을 날릴 때도, 양평에서 열쇠고리를 만들 때도, 간절곶에서 느린 편지를 보낼 때도 나는 늘 '사랑해 은영아'다.
창의력이 이것밖에 안 된다. 은영이가 멀찍이 떨어져서 자기 초롱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도 내가 '사랑해 은영아'를 적을 줄 알았단다.
완성하고 나자 진짜 초롱처럼 걸고 다닐 수 있게 작은 대를 주었다. 걸고 나니까 의외로 그럴싸했고, 마침 노을이 너무나 예뻐서 배경으로 초롱을 들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바람이 불어서 자꾸 흔들리네?
박자를 짚어 보니 정확히 4분의 2박자라서 동영상으로 바꾸어 찍으며 외쳤다. "누가 뭐래도 이 동영상 제목은 사랑해 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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