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같았던 육아 전쟁이 끝나고 드디어 찾아온 밤 10시. 다들 이 시간엔 시원하게 맥주 한 캔씩 따신다지만, 저는 요새 톡 쏘는 탄산수 한 잔 마시면서 거실 식탁에 앉아 이 녀석 만지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냅니다.
와이프랑 며칠 밤낮을 고민하고 상의한 끝에 정말 큰맘 먹고 들인 제 인생 카메라, 핫셀블라드 X2D 100C 이야기입니다. 사실 낮에 둥이들 뛰어노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아주려고 산 건데, 이 녀석 AF 속도가 제 맘처럼 빠릿하지가 않더라고요.
결국 애들 다 재워놓고 밤마다 조용히 정물 사진만 찍으면서 1억 화소의 위로(?)를 받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밤 제물로 바쳐진 피사체는 얼마 전 백화점 아동복 매장에 갔다가 색감이 너무 쨍하고 예뻐서 비 오는 날 입히려고 미리 장만한 둥이들의 샛노란 우비입니다. 한 벌에 68,000원씩 두 벌 결제하면서 손이 좀 떨리긴 했는데, 비 오고 흐린 날엔 무조건 이렇게 눈에 확 띄는 노란색을 입혀놔야 밖에서 애들 찾기도 쉽고 사진도 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