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표를 정리하며 현장의 현실이 쓰다 느껴졌습니다. 어떤 대학생들은 월세를 내고 생활비를 벌려 애써 알바를 쓰리잡까지 뛰고 있는데, 새벽에 편의점 물건을 채워 넣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는 동생이 조카의 국가장학금 8구간 컷으로 탈락해 결국 연 3.5%대의 학자금 대출을 받은 뒤 한숨을 쉬던 장면이 생각나더군요. 같은 캠퍼스 안에서 학자금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보려 은행 어플을 밤새 뒤적거리는 사람도 있고, 바로 옆 강의실에는 입학 선물로 8천만 원짜리 수입차의 키를 건네받아 어디로 놀러 갈 계획을 세우는 동기도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의 2026년 대학의 현실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부모님이 능력이 있어서 자식에게 좋은 차를 사주는 것이 나쁘다 말하기 어렵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있는 사람이 돈 쓰는 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분위기가 여전합니다.
그런 가운데 30대 후반의 제 입장에선 가슴 한구석이 콱 막히는 느낌도 많습니다. 거실에서 정신없이 장난감을 어지르는 쌍둥이들을 바라보면, 이들이 커서 대학에 갈 때쯤이면 빈부 격차가 더 커져 있을 텐데, 아빠가 외제차는커녕 국산 중고차 하나도 시원하게 못 사주면 아이들이 학교 생활에서 기를 죽일까 하는 걱정이 들더군요. 저 역시 회사에서 치이고 주담대 원리금을 갚느라 허리가 휜 평범한 직장인이라, 이른바 넘사벽의 그들만의 세계를 보면 쉽게 마음이 정리되지 않습니다. 인터넷에서 20대 카푸어 문제를 지적하는 글도 많지만, 주차장에 놓인 차들이 전부 카푸어의 허세일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고, 진짜로 숨은 금수저들이 우리 주변에 훨씬 널리 퍼져 있음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오늘도 출근길에 제 차 키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깁니다. 내일은 팀장님께 보고할 주간 업무 결산을 다시 한 번 다듬고, 쌍둥이들의 기저귀 값이라도 벌려야 한다는 현실을 직시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공부에 지장 없이 자랄 수 있다는 최소한의 안정은 주겠다 다짐하지만, 서로 다른 상황이 같은 캠퍼스 안에서 공존하고 있음을 직접 마주합니다. 이 구조적 격차를 어떻게 줄이고, 자식들에게 더 나은 출발선을 열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제일 크고, 그 고민이 제게 남는 가장 큰 현실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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