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쌍둥이 남매가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며 시간의 빠름을 느끼지만, 학원가 소식은 매일 저를 숨이 막히게 만듭니다. 며칠 전 동기와 점심을 먹다가 대치동의 ‘초등 의대반’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었고, 2026년 의대 정원 확대 이후 학원가의 열기가 얼마나 심한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우스갯소리인 줄 알았는데, 렙테 예약 화면을 보여준 그의 말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대치동 3대장 수학학원은 매월 둘째 주 화요일 오전 10시에 테스트를 받곤 하는데, 자리를 잡기까지 몇 달 대기와 서버 터짐은 기본이고, 5 만 원짜리 레벨테스트조차도 입학 가능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관문이더군요. 더 놀라운 건 테스트 내용이었습니다. 7 살 아이들에게 중학교 1학년 수준의 방정식과 도형 문제를 제시하고, 성적에 따라 소위 '성골 의대반' 트랙에 오를 수 있는지 결정한다는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구구단 2단도 겨우 다지는 시점인데, 강남의 현실은 7 살에 already 중학 수학을 시작하고 초 3에 미적분 기본기를 다지는 게 디폴트라는 질타를 받게 만들었습니다. 지하철에서 맘카페 글들을 며칠간 샅샅이 훑으면서 처음엔 조급함이 들었지만, 점차 이게 교육이 아니라 아동학대에 가까운 문제라는 생각이 들며 속이 뜨거워졌습니다. 초등 의대반 탑 티어 학원들은 이미 영어유치원 3년 졸업자조차 입학 원서를 받지 않는 곳들이 많고, 수학 문제를 모두 영어로 내는 곳도 있더군요. 학원비도 한 달에 아이 한 명 250 만 원이 기본이고, 우리처럼 쌍둥이면 비용이 두 배가 되어 결국 가계의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국가의 선행학습 금지법이 있어도 공교육 밖에서의 과열은 여전하고, 2026년의 현실은 여전히 고3 수준의 미적분을 초3에게 가르치는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맘카페와 학원가의 자료들을 엑셀로 정리한 랭킹표를 떠올리며 이 모든 것이 아이들의 유년기를 갉아먹는 일일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했습니다. 결국 저와 남편은 이 미친 레이스에 동참하지 않기로 합의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의 흙놀이도 LEGO 조립도, 함께 웃고 떠들던 그 시간들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언젠가 수학을 못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이 부모로서의 진짜 효도일지 모릅니다. 오늘은 밀린 쌍둥이 태권도장 원비를 이체하고, 건강하게 발차기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길 바라며 남은 주말을 푹 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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