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딩
요청 처리 중입니다...

핫셀블라드 X2D2 실사용기, 평일 낮 청계천 출사에서 쌍둥이 생각이 난 이유

 핫셀블라드 X2D2 실사용기, 평일 낮 청계천 출사에서 쌍둥이 생각이 난 이유

오늘 점심시간은 밥 대신 걷는 걸 택했다. 사무실 의자에만 앉아있으려니 좀이 쑤시기도 했고, 며칠 전에 새로 들여온 장난감 테스트도 해볼 겸 무작정 청계천으로 나왔다. 시간은 딱 12시 30분. 광화문 거리를 뚫고 물길 쪽으로 다가가니 숨이 트이고 어깨에 맨 묵직한 스트랩의 감촉이 오늘따라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중형 미러리스의 끝판왕, 핫셀블라드 X2D2를 들고] 이번에 무리해서 기변을 했다. 기존 X2D도 명기라 불렸지만, 새로 나온 X2D2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매끈한 체감이 있었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반응 속도다. 예전 중형 카메라들은 셔터를 누르고 한참 기다려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지만, X2D2는 AF를 잡는 속도나 기동성이 전작과 비교도 안 되게 빨랐다. 1억 화소가 뿜어내는 압도적 해상력은 말할 것도 없고, 핫셀블라드 특유의 자연스러운 색감(HNCS)은 보정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멋스러웠다. 다만 단점도 있다. 바디 렌즈 조합으로 무게가 1.5kg을 훌쩍 넘겨 한 손으로 들고 찍기엔 손목이 뻐근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결과물을 PC로 열어보는 순간 그 고생은 사라지는 마법 같은 기기다.

돌다리로 다가가면서 윤슬이 반짝이는 물가를 찍었다. 초여름 햇살이 물감처럼 번지는 풍경을 뷰파인더로 바라보니 마음이 차분해졌다. 길가에 핀 노란 들꽃에도 렌즈를 대보니 심도 표현이 정말 예술이다. 스마트폰 인물 모드로는 흉내 낼 수 없는 중형 센서만의 묵직한 공간감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그렇게 40분 남짓 짧은 출사에 몰입하던 무렵, 돌다리 저편에서 익숙한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노란 조끼를 맞춰 입은 선생님이 이끄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안전 줄을 꽉 쥐고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보였다. 쌍둥이들을 떠올리는 순간 셔터를 누르려던 손이 멈칫했고, 마음속에 부모 마음이 밀려들었다. 평일 대낮에 이렇게 혼자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 잠시 미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들이 돌다리를 무사히 건넌 뒤 작은 안도를 쉬이 내뱉었다. 남의 집 아이들인데도 마음이 저릿했다.

[X2D2 실사용 한 줄 요약 TOP 3] 1위 전작 대비 비약적인 AF 속도 개선으로 움직이는 피사체가 꽤 쾌적하게 잡힌다 2위 1억 화소의 크롭 자유로움으로 대충 찍고 PC에서 잘라내도 화질 저하가 느껴지지 않는다 3위 무게와 부피가 만만치 않아 오래 들고 다니면 체력 소모가 확실하다

짧았던 점심시간 출사를 마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오면서, 카메라 메모리 카드보다 마음속에 담긴 풍경이 더 많았던 것 같았다. 비싼 돈 주고 산 장비이기에 앞으로 뽕을 뽑을 때까지 찍어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는다. 주말엔 이 녀석을 챙겨 쌍둥이들과 공원에 나가봄이 어떨지 생각해 본다. 남은 오후 업무도 어떻게든 버텨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남은 하루도 무사히 마무리하길 바란다.

# X2D2 # 핫셀블라드 # 카메라리뷰 # 청계천출사 # 직장인취미 # 중형미러리스 # 점심시간산책 # 쌍둥이육아 # 사진찍는아빠 # 핫셀블라드X2D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