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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햇살, 너

 복숭아, 햇살, 너

복숭아 잠 한낮의 햇살이 커튼을 통과해 방 안 바닥에 복숭앗빛 얼룩을 만들고 그 위에 나는 드러누워 왼쪽 뺨으로 여름을 느낀다 창문 너머에서 매미 소리가 끊기지 않고 흐른다 바람은 느리고 그 바람을 따라 커튼이 들썩인다 햇살이 붉어지고 내 뺨도 조용히 익어간다 탁자 위에 놓인 복숭아 하나 껍질에는 햇빛이 눌어붙고 과육은 무르익어 손에 쥐기만 해도 물방울처럼 터질 것 같다 그 향기가 방 안에 가득 퍼진다 달콤하고, 아련하고, 조금 슬프다 나는 잠든 채 너를 생각한다 정확히 얼굴은 떠오르지 않지만 하얀 셔츠와 붉은 입술, 무릎 위에 떨어지는 머리칼의 온도를 기억한다 너는 말이 없었고 나는 아무 말도 묻지 않았다 우리는 말 없는 몽상 속에서 아주 잠깐, 서로의 여름이었다 햇살이 기울고 방 안은 조금씩 식어간다 복숭아 껍질은 말라가고 나의 뺨에서는 조금 전까지 너였던 온기가 조용히 사라진다 . . . . . . 때로는 그리움도 달콤하다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리면 꿈에서도 복숭아 맛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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