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된 사람에게도 봄이 찾아온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금아 피천득 선생께서는 쓰셨다. 흔히 인생에서 처음 40년은 본론이고 그후의 20년은 주석에 지나지 않는다거나 그 나이의 지혜를 갖지 않은 사람은 그 나이의 어려움을 갖게 된다거나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거나 하는 위협적인 말들이 귓전에 새롭게 울린다.
아직 제대로 살기 시작도 못한 듯한데 마흔 살, 불혹지년, 문자 그대로 도리를 명백히 알아 흔들림이나 미혹됨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거울 앞에 서면 느끼지 못하는 사이 어딘가 달라진 외모에 스스로 놀라게 된다.
피부는 탄력을 잃고 청솔처럼 푸르던 머리에 흰 머리털이 돋기 시작하고 노안의 징후가 보이며 그것이 명백한 노화 현상의 시작이라는 것을 인정해야할 때의 충격은 서늘하다. 마흔 살이란 앞만 보고 달려온 걸음 앞의 커다란 걸림돌이다.
설혹 잘못 들어선 길이라는 것을 깨달아도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 있다는 것, 인생의 성패는 이미 판가름 난 것이 아닌가라는 성급한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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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 내 마음의 무늬中 ㅣ 오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