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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모모전 수상작] 시간표 없는 버스에서 자라는 아이 - 열 살 아이와 함께한 키르기스스탄 ‘마슈르트카 체험기’

 [제9회 모모전 수상작] 시간표 없는 버스에서 자라는 아이 - 열 살 아이와 함께한 키르기스스탄 ‘마슈르트카 체험기’

대한민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는 것은 ‘기다림의 예측’이 가능한 일이다. 시간표는 분 단위로 표시되고, 앱 하나면 도착 시간을 바로 알 수 있다.

정류장에는 익숙한 규칙과 순서가 흐르고, 버스 요금은 일정하며 기사는 정해진 노선을 따라 움직인다. 그것이 당연한 일상이다.

익숙함 너머의 세계로 지난 여름, 우리(남편과 나)는 열 살 딸과 함께 당연한 일상이 통하지 않는 곳으로 떠났다.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키르기스스탄.

그곳에서의 이동은 매번이 변수였고, 가장 흔한 대중교통 수단인 마슈르트카(маршрутка)는 시간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움직였다. 정해진 출발 시각은 없고, 자리가 차면 출발하며, 기사 마음대로 멈추고 다시 달리기를 반복했다.

고장 난 창틈으로는 흙먼지가 끊임없이 스며들고, 금이 간 앞유리 너머로는 숨막힐 듯한 추월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 불편하고도 낯선 방식은 우리가 얼마나 오랫동안 반듯한 시스템에 기대어 살아왔는지를 일깨웠다.

그곳의 ‘불편함’은 누군가의 삶을 ...